흥덕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성규·정지애 부부가 작년 겨울 마을 경로당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500만원의 주유권을 전달했다는 가슴 따뜻한 소식이다. 13년 전부터 흥덕주유소를 운영해 온 김성규 氏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빚더미였고, IMF로 이자와 세금만 해도 8천만원 정도가 나오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한다’며 마을 주민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김 씨는 “주유소를 운영하면서도 가지고 있는 만 여평의 논 농사까지 짓는 부지런함을 보여 마을분들이 응원해 준거라 생각한다”며 “마을 주민들 덕에 이렇게 일어설 수 있었고, 마을 분들이 도와줄 때부터 주위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한다. 김 씨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한 번 하니까 두 번째는 쉬웠다”고 말을 꺼내자 아내 정지애 씨는 “가족들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어하는 남편에게 형제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할 때에 힘이 되자고 했다”며 이야기를 잇는다. “힘겨울 때 스스로 헤쳐나온 남편처럼 형제들도 그런 시기를 거쳐야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며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자”는 정 씨와 이를 공감한 김 씨는 2008년 430만원의 주유권을 3개 마을과 장애인 단체,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웃들에게 온정을 베풀고 있는 부안면 ‘에덴중앙기도원’ 등에 기증했다. 가족들을 위해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을 잘 이해하는 아내였기에 ‘서로를 위하는 것’이라는 그 말을 받아들이고 이웃에 힘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다음해인 2009년 500만원의 주유권을 발행해 이웃들에게 전달한 김 씨 부부는 “다른 것보다도 주유소를 운영하니까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는 주유권을 만들어 전달하기로 했다”며 이웃들에게 전하기 위해 만든 주유권을 보여준다. 온정의 손길도 가족들의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한 법이다. 아내 정지애 氏 역시 “지금은 논에서 다른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있지만, 땅이 있고 건물을 지을 정도의 여력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이 어렵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군에 운영을 지원해줄 수 있는지를 확인했더니 현행법상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다. 김 씨는 “기증할 생각도 했었는데 운영에 어려움만 없다면 못할게 무엇이냐”며 아내의 생각에 동감을 표한다. 김 씨 부부는 이 땅을 흥덕에 사원주택이 들어서는데 부지가 없다면 기꺼이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지애 씨는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함께 다니고 싶다”며 “아이들이 남편을 보며 바른 심성을 보고 배우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김성규 씨는 “죽을 때 통장에 많은 돈을 두고 죽는 게 가장 불행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있을 때 나누자”는 생각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며 사는 행복한 삶을 누리길 당부했다.
유형규 기자/이형재 명예기자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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