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참 팍팍하다. 학생들은 코피가 터지도록 공부해야만 하는 당위가 팍팍하고 젊은이들은 취직이 되지 않는 사회여건이 팍팍하다. 중년층은‘사오정’(四五停)이요‘오륙도’(五六盜)로 대변되는 흔들리는 직장생활이 팍팍하고 노인들은 희망도 의욕도 건강도 재정까지도 모두 잃어버린 상실감에 팍팍하다. 이런 팍팍함의 저변에는 남과 견주어 봐야 직성이 풀리는‘비교의 법칙’이 도사리고 있다. 연봉 1억 원을 받는 부자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400만이 넘는 실업자가 있고 종합 부동산세를 내는 어린 재벌이 있는 반면 끼니를 거르는 결식아동이 수십만명이 존재하는 사회가 우리사회다. 이러한 팍팍함 속에서 행복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 컬 한 건 틀림없지만 길지 않은 삶일 지라도 기왕에 살아가야 할 인생이라면 팍팍하게 살기 보다는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버드 대학의‘행복 학’강의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930년대 후반부터 72년간에 걸쳐 장구한 시간동안 연구한 [하버드 대학교 성인 발달 연구]는 대학생, 천재 여자, 일반 성인별 그룹으로 진행해 왔는데 현재에 와서“삶에서의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는 일부의 결론을 내렸다. 다른 한편‘행복 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에드 디너’는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이라는 저서에서 모나리자의 미소가 가장 아름다운 미소로 꼽히는 것은 100% 행복으로 충만한 미소가 아니라 83%의 기쁨과 17%의 슬픔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라며‘조금은 불행한 행복을 원하라’는 다소 이색적인 이론을 내 놓았다. 더불어 질 높은 삶과 안녕 감을 누리게 하는 것은 물질적 풍요와 대비되는 심리적부(心理的富;psychological wealth)라고 주장하고 이것이야 말로 중요하며 사실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유명 대학교의 연구 결과나 저명한 학자의 이론에서 굳이 힘들게 가치 있는 삶, 행복한 삶을 찾을 필요는 없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문제는 비교의 법칙인데,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내 남편 내 아내는 왜 잘나지 못했을까? 우리 아이는 아무개의 아이보다 왜 똑똑하지 못할까? 우리 집은 부자들보다 왜 잘 살지 못할까? 등등, 왜 왜 왜 하면서 못한 것, 낮은 것에 비교하지 않고, 나은 것, 높은 것, 많은 것에 자꾸 비교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비교를 이런 식으로 만 하다 보면 세상살이 시들해 지고 삶이 팍팍하여 불행해지는 것은 잠깐이다. 중국 황산의 기가 막히는 절경을 보고 온 뒤에는 방장산이 왜소하고 밋밋해 보일 것이고, 알래스카의 해 지는 모습을 본 사람은 구시포의 낙조가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 것이며, 영국의‘스톤헨지’를 보고 경탄 했다면 고창 고인돌이 신비해 보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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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거창하고 높은 데서 또는 저 멀리 이상향의 세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 평범한 내 일상에서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를 위해 사 들고 가는 과자봉지에서, 퇴근하면 반기는 아내의 화사한 얼굴에서, 지친 어깨를 주물러주는 따뜻한 손길에서 더 없는 사랑과 작은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아무리 둘러봐도 행복이란 놈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면 내 스스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호박 듬성듬성 썰어 넣고 신선한 두부도 넣고 보글보글 맛있게 된장국 끓여서 삼겹살 겻들인 뒤 사랑하는 남편을 기다린다면, 소주 한 병에 오징어 다리일 지라도 친구를 불러 우애 나눌 자리를 만들어 놓는 다면, 내 아이의 잘못은 지적하지 않고 잘한 일만 칭찬하리라 다짐한다면, 늙으신 어머니 손잡고 시장 귀퉁이 목로 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 함께 마신다면 이처럼 다정하고 아름다운 행복이 그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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