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는 친구가 술집에서 종업원을 심하게 때리는 것을 말린 후에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상대방이 나이도 어린데다가 말리는 저에게까지 욕설 등을 한 것이 자꾸 떠올라 1시간 후에 다시 그 술집에 돌아가 치료중인 상대방을 넘어뜨리고 발길로 머리를 몇 번 가격하였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 일이 있은 때로부터 일주일 후에 사망하였습니다. 이 경우에 친구의 상해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훨씬 많은데, 저는 어떤 죄로 처벌되는지요?
답) 독립행위의 경합에 관하여「형법」제19조는 “동시 또는 이시의 독립행위가 경합한 경우에 그 결과발생의 원인 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를 미수범으로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법 제263조는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 있어서 원인 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범죄의 예에 의한다.”라고 규정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는 특별히 취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독립행위의 경합이란 2인 이상의 자가 상호간에 공동의 범행결의 없이 동일객체에 대하여 동시 또는 이시에 각자 범죄를 실행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형법」제263조의 특례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첫째, 독립행위의 경합이 있어야 합니다. 즉 2인 이상의 행위가 서로 의사 연락 없이 동시 또는 이시에 동일객체에 대하여 행해져야 합니다. 둘째, 상해의 결과발생이 필요합니다. 상해의 결과는 상해행위에 의한 것이건 폭행행위에 의한 것이건 불문합니다. 셋째, 원인행위가 불분명해야 합니다. 누구의 행위가 원인이 되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그 인과관계의 증명이 불가능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독립행위의 경합에 관하여 판례는 “2인 이상이 상호 의사 연락 없이 동시에 범죄구성요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원칙적으로 각인에 대하여 그 죄를 논하여야 하나, 그 결과발생의 원인이 된 행위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자를 미수범으로 처벌하고(독립행위의 경합), 이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특히 상해의 경우에는 공동범의 예에 따라 처단(동시범)하는 것이므로, 상호의사 연락이 있어 공동정범이 성립한다면, 독립행위경합 등의 문제는 아예 제기될 여지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1. 11. 28. 선고 97도1740 판결). 한편,「형법」제263조의 특례규정이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때(상해치사죄나 폭행치사죄)에도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판례는 “이시의 독립된 상해행위가 경합하여 사망의 결과가 일어난 경우에 그 원인 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여야한다.”라고 하여 위 동시범의 특례규정이 상해치사죄나 폭행치사죄에 관하여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81. 3. 10. 선고 80도3321 판결, 1985. 5. 14. 84도 2118 판결., 2007. 7. 28. 선고 2000도2466판결). 따라서 귀하의 경우에는 결과(상해치사)의 원인이 된 행위가 귀하에게 있지 않다는 입증을 하지 못하는 한,「형법」제263조의 특례규정에 해당되어 상해치사의 공동점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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