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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를 쓰는 마음으로
토장 기자 / 입력 : 2010년 05월 17일(월) 13:51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방랑시인이라 불렸던 김삿갓(金笠)은 조선후기 흉흉했던 시절, 평생을 자연과 벗하며 방랑으로 일생을 보냈고 세상을 조롱하는 풍자와 해학, 재치와 익살이 넘치는 시구(詩句)로 유명하다.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金炳淵)이며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났다. 김병연이 다섯 살 때, 선천부사였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은 홍경래 난이 일어나자 용감히 맞서 싸우지 않고 투항하는 바람에 집안이 멸족을 당하게 되어 형 김병하(金炳河)와 같이 황해도 곡산으로 도망가 살았다.

 세월이 흐른 뒤 멸족(滅族)에서 폐족(廢族)으로 감형되고 모친을 따라 강원도 영월에서 정착하게 되었지만 모친은 아들에게 집안의 내력을 숨기고 비밀에 부쳤다.

 어려서부터 신동이였던 김병연은 특히 시문(詩文)에 능했는데 영월도호부 과거(科擧)에서 조부인줄도 모르고 김익순을 통렬히 비판하는 글을 써서 장원급제하게 되고, 이를 전해들은 모친은 아들에게 비로소 집안의 내력을 알려주게 된다.

 자신이 비판한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임을 알게 된 김병연은 역적을 조부로 두었으니 불충이요 조부를 욕했으니 불효라, 평생 하늘을 볼 수 없다하여 커다란 삿갓과 죽장을 들고 집을 나와 57세를 일기로 일생을 마칠 때까지 세상을 떠돌면서, 가는 곳마다 고약해진 인심을 풍자하고 더러운 부와 권력을 조롱하며, 고향을 그리고 사랑을 보듬는 주옥같은 시(詩)들을 많이 남겼으니 조선이 낳은 천재시인임에 틀림없다.

 필자가 여기에 김삿갓을 예(例)하는 것은 넘쳐나는 풍자와 해학, 원망과 고뇌를 배우라는 것이 아니라 유유(悠悠)한 생활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한 발 물러나는 여유와 시(詩)속에 묻어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간관계를 배우라는 것이다.

 시(詩)란 사람에게 교훈이나 즐거움을 준다거나 자신의 들끓는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것만 아니고 그 속에 인문, 사회, 예능이 있으며 논리학과 수학, 과학 분야 까지 일정부분 관련한다. 정치를 하거나 회사를 이끌거나 우수한 공산품을 생산함에 있어서도 시적 상상력과 직관의 힘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인재의 등용문인 과거(科擧)에서도 시문(詩文)이 뛰어난 사람을 뽑아 장원으로 삼았다.

 요즘같이 어려운 불경기 속에 변함없이 특수(特需)를 누리는 곳이 있는데 바로 점(占)집이다. 살기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찾는 곳인바, 여기에는 노소도 빈부도 식자와 무식자도 따로 없다. 그들의 행위가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인생의 컨설턴트로서의 순기능이 있는가하면, 허황된 이야기로 불안하게 하여 괴로운 사람을 더 괴롭히는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점을 보는 이유가 ‘그저 재미로’라고 한다면 애교라도 있지만 자신의 운명과 자식의 장래, 심지여 회사의 사운까지 점에 의지하고 점괘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심각함을 넘어 사회의 폐해와 직결된다.
 젊은이가 자기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점이나 또는 초자연의 무엇에게 의지하려는 것은 책임회피요 비겁함의 극치다.

 자기의 운명은 자신의 책임 하에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 어렵고 힘들수록 시를 쓰는 마음으로 여유와 인간관계를 통해서 선택하고 실행해야 한다. 
 때로는 어둡고 두려워도 자신을 믿고 과감히 도전하는 사람이야 말로 인생의 승리자라 할 수 있다.

토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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