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오피니언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여덟살 꼬마 이시항과 초선Ⅲ
손을주 기자 / 입력 : 2010년 06월 22일(화) 14:4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다음날 아침, 잠을 깬 이시항은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얼른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다가 언제 일어났는지 옷을 단정히 입고 자기 발치에서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초선을 발견했다.

 “아니, 벌서 일어났느냐?”
 “예, 서방님께서 단잠을 깨실 때를 기다리고 있었나이다.”

 초선은 밖으로 나가서 세숫물을 떠 받쳐 들고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조반상이 들어왔다. 밥을 들고 난 후에도 초선은 나갈 생각을 않고 사뭇 초조한 듯 윗목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어째 그러고 있느냐? 아직도 무언가 미진한 일이 있는 게로구나!”
 “예…… 실은…….”
 “어려워 말고 말해보거라.”
 “사실은 다름이 아니오라 지난밤 사또께서 저를 이 방으로 보내실 때 서방님께서 저에게 정을 주셨다는 정표를 받아 오라 하셨사옵니다. 만약 이대로 돌아간다면 사또의 엄한 꾸중을 받겠사옵기에 그러하오니 정표가 될 만한 것을 주시어 소인을 곤경에서 건져내옵소서.”

 초선은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고 죄 없는 이시항을 보며 정을 나눈 정표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시항은 “오, 그래?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가?”하며 선선히 응했다.

 “속치마를 꺼내보아라. 내 너에게 줄게 별로 없구나!”

 초선은 이시항이 어쩌려고 속치마를 내놓으라는지 그 뜻을 몰랐으나 안 내놓을 수도 없는 처지였다. 이시항은 속치마 끝을 잡더니 벼루에 먹을 뭍혀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창밖은 삼경인데 봄비는 뿌리고
 두 사람의 유정한 마음은 두 사람밖에 모르는데
 아직도 함께 지낸 정이 흡족지 않건만
 무정한 새날은 자꾸 밝아오누나
 해금을 알리는 파루치 소리에
 소맷자락 부여잡고 다시 만날 날을 묻는 고야.

 초선은 백배치사하며 내청으로 돌아갔다.
 이 글을 본 영변 부사는 그만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허허, 과연 병필이요, 천재로다.”

 초선은 영변 부사로부터 후한 상을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초선은 그 이후부터 연회에 나올 때면 이시항이 적어준 시구에 음을 붙여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렀다.

손을주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고창지역 농협 일가족 5명…전북대 고창캠퍼스 재학생도..
정읍시 6급 이상 인사발령 사항..
고창농협, 상임이사 선출과 조합장 사퇴—조합 내 갈등, 어디..
“2026 고창군수 선거, 누가 도전에 나서는가”..
고창 선동초등학교 결국 역사 속으로..
[인터뷰] 고창군장애인체육회 홍기문 사무국장..
이해충돌방지법의 한계..
고창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오는 3월5일 실시..
고창미래교육센터, 160억 규모 교육혁신의 첫걸음 내딛다..
정읍시, 초고압 송전선로 전면 반대 선언…“정읍을 포위하는 ..
최신뉴스
불길 지나간 자리, 따뜻한 연대 남았다..  
윤석열 파면..  
김갑선 해리농협장,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 수상…“농민..  
“지역복지의 최전선을 책임지다…복지사의 자존감이 곧 복지..  
“선운산 초입에서 만나는 치유와 예술의 시간”..  
고창 장애인식개선 공연 ‘다름있소, 함께하오’ 성료..  
동료의 자녀를 위한 따뜻한 연대, 마음으로 전한 응원..  
농촌 하수망 촘촘히…고창군, 1492억 대규모 정비 시동..  
봄꽃이 전하는 향기로운 쉼표, 정읍에서 만나다..  
정읍시-자활기업·자활센터, 사회공헌 협약 체결..  
정읍 ‘한국가요촌 달하’, 21억 들여 야외경관 대변신..  
412억 민간위탁, 절반은 사후검증도 없이 운영..  
고창학생의회 제3기 출범, 자율과 참여의 교육문화 정착..  
전북서남상의 회원사 2곳, 산업부장관 표창 영예..  
김충 고창군수협장, 은탑산업훈장 수상…지속가능한 수산업의..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