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 푹푹 찌는 열기, 7월의 중순을 넘어서면서 여름은 더욱 거칠어지고, 바쁘게만 돌아갔던 일상의 리듬은 풀린 태엽처럼 어느덧 늘어지기 시작한다.
생활의 리듬도 깨지고 무기력이 일상을 짓누를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 바로 일탈을 만끽 할 수 있는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짧은 기간 알찬 휴가를 보내기 위해 삼삼오오 친구들이나 가족과 함께 유명세 높은 피서지들을 골라보지만, 막상 밀려들 수많은 인파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여독, 비용 등의 이유로 선뜻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곤 한다. 그렇다면 가까우면서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우리지역 여름 휴가지는 어디가 좋을까?
■명사십리가 끝없이 펼쳐지는 구시포·동호해수욕장
먼저 여름철 대표적인 피서지인 풍성하고 생동감 넘치는 상하·심원의 서해바다를 만나보자. 이곳에는 4킬로미터 가량 끝없이 펼쳐져 있는 명사십리의 남쪽 끝에 상하면의 구시포해수욕장이, 북쪽 끝으로는 심원의 동호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 두 곳은 울창한 송림의 시원한 천연그늘 아래에서 넉넉한 서해바다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토캠핑 및 텐트족 등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바닷물은 염도가 높아 피부가 안 좋거나 신경통이 있는 분들이 모래찜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며, 동호해수욕장엔 5월에서 8월 사이에 피는 해당화 공원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이 될 심원 하전과 만돌의 갯벌체험장
갯벌은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바다생물들이 공존하고 있는 생태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각양각색의 바다생태 환경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 바로 심원 하전과 만돌 마을의 갯벌 체험장들이다.
심원 하전의 갯벌은 1,200여 핵타르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고 있으며, 연간 4,000톤에 이르는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바지락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이곳 체험장에선 경운기를 이용한 갯벌택시 타기 체험과 바지락 캐기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직접 캔 바지락은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더욱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휴가라면, 갯벌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바다생태를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어, 자라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광활한 염전에서 피어나는 소금꽃 ‘천일염’
동호해수욕장과 심원 만돌갯벌 체험장 사이의 동호리에는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컸다는 삼양염전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4분의 1가량이 골프장으로 조성되고, 사업성이 낮아 폐염전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일부 농가들이 이곳 염전에서 천일염을 일구고 있다.
요즘은 체험을 통해 소금을 일구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엔 윤기가 넘치는 소금꽃과 분주하게 고무래질 하는 사람들의 몸놀림은 독특하면서도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가족단위 체험 및 관광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또한 너른 염전과 투박한 나무로 만든 소금창고, 맑은 하늘아래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 붉게 물드는 여름석양 등이 함께 어우러져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세계자연생태의 보고, 람사르 습지보호구역
심원면 두어리 일대에는 45㎢ 규모의 국내최대 람사르 습지도 있다. 람사르 협약은 자연상태의 희귀하고 독특한 유형을 가지고 있거나 생물의 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곳 습지는 펄갯벌, 혼합갯벌 및 모래갯벌이 조화롭게 분포돼 다양한 저서동물과 염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흰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 큰고니 등과 같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로 이용되고 있으며, 반폐쇄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보존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근의 새만금 갯벌이 방조제의 완성으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고창의 갯벌과 습지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어, 자라는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과 의미 있는 관광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의 구시포해수욕장(563-0700), 동호해수욕장(563-6357), 천일염(심원면사무소:560-2740), 만돌갯벌체험장(561-0705), 하전갯벌체험장(563-0117), 람사르습지(군청 문화관광과 560-2457)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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