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이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해,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던 고인돌교차로(오거리)가 최근 ‘신호대기가 없고 비교적 안전하다’는 회전교차로로 바뀌고 있다.
오거리 형태인 이 교차로는 개통 이전부터 ‘사고를 부르는 교차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개선되지 않은 채 결국 2008년 개통이 됐다. 이후 사망2명, 중상3명, 경상22명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골칫거리 교차로가 되어왔다.
때문에 고창군은 이 교차로의 개선사업으로 교차로에서 무장·해리 방향으로 200여 미터정도 올라간 넓은 공터가 있는 지점에서 박물관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개설하고, 기존 오거리를 사거리로 개선해 위험요소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녹색교통을 위한 회전교차로 활성화 방안’이 추진되면서 기존사업을 변경해 이 교차로에 회전교차로 시범사업을 적용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회전식으로 바뀌는 교차로는 총 공사비 5억원을 투자해 지난 6월부터 착공에 들어간 상태이며, 올 10월에 있을 도민체전 이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 고인돌회전교차로의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있는 듯 보인다. 현재 이 교차로가 있는 지점은 고창~해리간 4차선 외곽도로가 한국폴리텍 고창대학 부근에서 120도 가량 회전해 만나는 곳으로, 교차로를 발견할 수 있는 시야확보가 충분하지 않아 대형사고의 위험요소가 따르는 구간이다. 더욱이 4차선 외곽도로의 특성상 운전자들이 규정속도 이상으로 속력을 내고 있고, 이번 회전교차로 설치로 접근부에 교통섬(삼각분리지대)이 생김에 따라 안전거리가 더욱 짧아지고 있다.
회전교차로는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고요인들을 줄이기 위한 교통체계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진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다. 때문에 설치 초반에는 오히려 사고 빈도가 높고, 지역주민들이 아니면 위험요소에 대한 반복학습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곳의 경우처럼 S자 형태로 급격하게 굽은 선형을 가진 4차선 외곽도로에선 회전교차로를 적용·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전교차로 도입을 전북권에서는 처음으로 주장했다는 전북도청 교통물류과의 류창남 교통공학박사는 “신호 교차로(4거리 기준)의 경우 상충점(잠재교통사고가능지점)이 32개나 형성되지만, 회전교차로의 경우 8개만 형성되기 때문에 기존 교차로들에 비해 사고율이 낮다. 그러나 도로의 곡선화로 시야확보가 충분하지 않는 지역이라면, 안내표지판 등을 통해 미리 회전교차로가 있음을 충분히 알리고, 럼블스텝(요철을 만들어 소리를 내는 방법) 등의 설치로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안전시설을 보강해 위험요소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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