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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다녀오며 …
한달수 기자 / 입력 : 2010년 09월 06일(월) 11:1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시간흐름을 시샘이나 하듯 처서가 자났음에도 왜 이리 더운지 부안면 질마재 굽이굽이 고갯길에 에어콘은 빵빵 차량은 비실비실...

 갑갑한 몸과 마음을 하늘도 아시는지 곰소만 전역에 검은 먹구름이 금방이라도 쏟아 부를 기세이네.
질마재 첫 동네 신흥마을에 도착하니 온 마을 어르신들이 소박하고 밝은 미소로 반기며 손을 잡아주니 어느덧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은 보람과 기쁨으로 사라지네

 고창의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되어 군의 지원을 받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402m의 식물터널은 조롱박과 단호박, 칼콩, 수세미 등이 주렁주렁 매달린 채 덩실덩실 춤을 추니 이를 보는 나의 마음에 감탄과 시원함이 각인된다.

 물레방아 도는 모정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오가는 나그네의 더위 지친 모습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지나가는 소낙비의 피신처가 된다네.
모정에 앉아 처마 사이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함께 시선을 잡은 한구절의 시.

연꽃이 되고...
내가 돌이 되면 돌은 연꽃이 되고 연꽃은 호수가 되고
내가 호수가 되면 호수는 연꽃이 되고 연꽃은 돌이 되고

 시를 소리 내어 몇 번이고 읽자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동행하던 이, 저 멀리 멀어지네.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 밑을 지나자면 좌로는 조롱박 터널 사이로 저 멀리보이는 미당선생의 생가와 시문학관이 보이고, 우로는 수세미 사이로 선생의 누우신 자리가 보인다. 가을을 기다리는 주변의 푸른 국화잎은 금방이라도 활짝 웃고 진한 향을 내품으며 많은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할 준비가 다 된듯 손짓하네.

 아래를 보니 단호박 잎 사이로 백연꽃에 보호받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빛깔의 가시연꽃. 꽃 중에 꽃이요, 세상에 향기나는 꽃중에서 가장 향이 좋다는 가시연꽃...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귀함과 소중함에 그 자태를 보이기 꺼려하는 지 발걸음을 멈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보고자 할 때 보인다네...

 이러한 마을이 되기까지는 신흥마을 어르신들의 마을 사랑이 제2의 새마을사업을 연상케 하였다.
 또한 백년 이백년이상 생존하실 기세로 마을을 가꾸는 마음에 순간 젊은이로서 죄송함과 뭉클함을 느끼네.

 이러한 단합된 마을사랑 마음이 통하였는 지 동행하던 고장의 최고어르신이 추가적으로 마을의 젖줄인 하천에 생태하천 조성을 약속하니, 그동안 힘겨웠던 과정이 마을주민의 보람과 자랑거리가 되어 돌아오네...

한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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