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0일 ‘성희롱 인정, 4가지 권고결정’을 내린 국가인권위원회(이하 국가인권위) 판결문 성격의 결정문이, 본지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번 결정문을 통해 이강수 군수는 1천만원, 박현규 전 의장은 5백만원의 손해배상금을 ‘K양’에게 지급할 것 등을 권고한 내용이 새롭게 밝혀졌다. 하지만 이강수 군수는 ‘행정소송을 통해 명예회복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서, 새로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의 이번 결정문은 ‘K양 성희롱 사건’ 관련 당사자들의 진술과 증거자료 등을 종합해,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다루지 않는 ‘성희롱’ 사안의 실체적 판단을 내린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판단의 근거가 담겨있다.
지난 3일(금) 국가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 ‘K양 성희롱 사건 결정문’이 K양과 이강수 군수, 박현규 전 의장 등에게 전달됐다. 이번 ‘결정문’에서는 “이번 사안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5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성희롱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조치로, “이강수 군수는 K양이 입은 유·무형의 피해를 보전할 뿐 아니라 이강수 군수에게 응당 가해져야 할 징벌의 의미를 가중하여 손해배상금 1천만원을 부과하는 것이 합당하다. 박현규 전 의장도 이강수 군수에 동조하는 언동을 함으로써 피해자의 성적 굴욕감을 가중시켰고, 이강수 군수와 함께 고창군을 대표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던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으므로 손해배상금 5백만원을 지급토록 함이 합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히며, K양에게 각각 손해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이강수 군수는 지난 3일(금) 국가인권위 결정문을 받자마자 ‘성희롱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본인 이름의 입장문을 발표했다(입장 전문, 2면 참조). 이번 발표를 통해, 지난 달 24일 전주MBC 등을 통해 ‘수긍할 수 없지만, 국가인권위 권고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힌 입장을 뒤집고, 이 군수는 “권고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 행정소송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군수는 “최근 K양과 박현규 전 의장이 발언을 번복하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현규 전 의장은 사진 찍자는 발언은 본인이 했고, 이 군수는 피해자라고 입장을 밝혔다. K양도 지난 달 26일 ‘오해가 있다. 의장이 제안하고 군수는 거드는 정도였다’는 사실확인서를 국가인권위와 민주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며 이번 성희롱 사건은 본인이 아니라, 박현규 전 의장이 주도한 일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런 중대한 상황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인권위 결정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권고결정에 승복할 수 없어 행정소송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처음으로 ‘K양 성희롱 사건’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내린 국가인권위와 대립각을 세움에 따라, 새로운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양 측이 국가인권위 등에 제출했다는 ‘사실확인서’와 관련해,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지역주민 A 씨(고수면)는 “항간에는 최근 ‘이 군수와 K양 가족, 합의설’이 떠돌고 있다. 그간 ‘K양·가족’은 이 군수가 주도했다고 계속 주장했는데, 새삼 박현규 전 의장이 주도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며 황당해하며, K양 측 주장 번복 배경에 대해 궁금해했다.
윤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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