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12월 220cm의 유래없는 폭설로 큰 피해가 발생 후 고창군은 기상관측소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고, 2006년 12월 기상청과 공동협력 방식의 기상관측소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영광·함평과의 유치경쟁 끝에 2008년 10월 28일 고창기상대가 창설됐다. 현재는 기존 고창군보건소에 자리하고 있고, 오는 11월 준공을 목표로 대산면에 신청사를 준비하고 있는 고창기상대를 찾았다. -편집자주-
고창지역은 서해안에 인접해 있고, 3면이 높은 분지형 지대로 해양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 특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근지역인 광주나 정읍과 다른 기상상태를 보이고 있다. 겨울철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할 때 서해가 온천 역할을 해 습기를 머금은 공기층이 장성과의 경계인 노령산맥에 부딪히면서 대설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 일교차가 큰 내륙성 기후특성을 보이고 있다. 고창은 ‘설창(雪敞)’으로 불릴 만큼 눈이 많고 일교차가 큰 기후조건으로 기상 정보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기상대 유치과정에서 영광·함평과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지만, 지역주민들의 염원이 강했기 때문에 고창에 유치할 수 있었다.
고창기상대는 광주지방기상청 산하 소속으로 고창과 함평, 영광의 동네예보를 담당하고 있으며 동네예보 생산, 기상관측, 기후자료 생산, 기상증명 발급 등을 담당하고 있다.
동네예보란 기존 도 단위 예보와 달리 세부 행정단위인 읍·면·동까지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것으로 강수·기온 등 12개 요소를 3시간 간격으로 1일 8회 생산하고, 인터넷을 통해 48시간의 변화를 그래픽, 시계열, 도표, 음성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2009년 고창지역 강수정확도는 91%였고, 2010년도 작년과 비슷한 정확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 관측은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3시간 간격으로 이루어지고, 하루 2번은 ‘라디오존대’라는 정밀측정기기를 이용해 관측한다고 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슈퍼컴퓨터가 분석해 결과치를 내놓는데 정보수집과정에서 관측자의 시각 오차, 반올림 등 미세한 차이가 결합되면서, 워낙 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국 예보관들의 영상회의를 통해 충분한 의견 교환 후 종합결과를 예보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변수와 데이터의 해석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강수량 등에 대해서는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기상관측이 매 3시간마다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이들의 근무는 밤낮이 없다. 고창기상대에는 정병석 기상대장을 비롯해, 부대장, 동네예보관 4명 등 총 9명이 근무하고 있고, 동네예보관은 고창군, 함평군, 영광군의 동네예보를 위해 4교대로 24시간 365일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번처럼 태풍이 예상될 때면 직원들은 비상근무에 돌입해 상황변동을 주시해야 한다.
기상대의 관측장비를 보면 지상에 관련된 풍향·풍속·기온·강수량 등 기상관측을 수행할 수 있는 기상관측장비(ASOS), 심원면과 상하면에 있는 무인자동기상관측장비, 농업기상에 관련되는 일사·일조관측장비, 전남북부서해바다의 해양관측을 수행할 수 있는 등표용 자동기상관측장비, 적설량을 관측하는 초음파적설 관측장비가 있다. 이런 관측장비는 일반 운동장 등에 설치하게 되면 저녁에 복사열이 그대로 방출돼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 잔디밭에 설치한다.
기상대는 WMO(세계기상사업의 연구와 교육을 맡고 있는 국제연합 전문기구) 규정에 준한 국가표준화기상관측소 추진을 목표로 대산면 매산리에 신청사를 건립 중이다. 신청사 준공은 올해 11월을 목표로 50% 가량 진행됐다고 한다. 호남서해안 지역 기상업무의 최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고창기상대를 기대한다.
기상대 홈페이지에 소개된 일기예보 용어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 열지수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른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것. 고온다습한 환경에 대한 대국민 경보를 효율적으로 제시해 열파에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으로 올해 유난히 많았던 폭염의 기준이 된다. 습도와 기온을 기준으로 열지수산출표가 만들어져 있다. 특히 열지수가 54이상은 열에 지속적인 노출시 일사/열사병 위험이 매우 높다고 한다. 열지수산출표를 보면 34도 이상에서만 54이상의 열지수를 찾아볼 수 있는데 폭염특보의 기준인 34도와 일치한다.
■ 불쾌지수 기온과 습도의 조합으로 사람이 느끼는 온도를 표현한 것으로 온습도지수(THI)라고도 한다. 불쾌지수는 사람들마다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가 차이가 있고, 여름철 실내의 무더위 기준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 자외선지수 1980년대 성층권 오존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해, 건강에 해로운 자외선 수치를 일기예보 등에서도 알리고 있다. 자외선 지수는 국제기구 등에서 제안하는 가이드라인을 활용한다.
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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