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증강’을 영어로 하면 ‘파워업레이트’라고 한다. 영광원자력발전소 1·2호기의 원자로 열출력과 전기출력을 증강시킨다는 것이다. 원자로 열출력은 2775메가와트에서 2900와트로 4.5% 증가하며, 전기출력은 1000메가와트에서 1043메가와트로 4.3% 증가한다. 원자로에서 우라늄은 18개월을 주기로 교체되는데, 출력증강을 하면 교체주기가 15일 정도 빨라진다.
영광원전은 출력증강을 위해 2007년 8월, 정부에 ‘운영 변경 허가’를 취득했고, 그해 11월에는 고압터빈을 교체했다. 낡은 터빈을 교체하면서 출력증강을 고려한 고압터빈으로 바꾼 것이다. 열교환기도 교체하는 등 출력증강을 위한 시스템 준비는 완료한 상태다. 2007년에는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출력증강은 중지됐다. 영광원전은 다시 출력증강을 추진해 지난 8월 20일 영광군에서 ‘출력증강 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설명회 자체가 무산됐다. “주민과 의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주민을 우롱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출력증강과 온배수 영광 1·2호기의 출력을 4.5% 증가시킬 경우 ‘복수기 출구’ 온도는 8.22도에서 8.56도로 0.34도 상승한다(한수원이 배포한 ‘출력증강 최종보고서’ 참조). 따라서 1·2호기만 보면, 출력증강을 하면 당연히 온배수는 증가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발전소 6개 호기가 100% 가동될 때는 출력증강을 하지 않고, 정비 등의 이유로 다른 호기가 운전을 정지했을 때만 출력증강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자의 해수온도는 7.90도이고 후자는 7.81도가 된다. 한수원은 해수온도를 7.90도 아래로 유지하면 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론은 두 가지다. 첫째, 출력증강을 하는 이유는 전력을 많이 생산하기 위한 것이고, 결국 전력을 많이 생산한 만큼 더 높은 열량의 온배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해수온도가 7.90도 보다 낮다 하더라도, 이전보다 높은 열량의 온배수가 나오는 것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수원이 100% 가동하면서 추가로 출력증강한들 주민들이 무슨 수로 알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주민들은 온배수 피해를 감안하지 않고 출력증강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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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의 출력증강 홍보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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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증강과 안전성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원자로는 1500~1600도에서 녹게 되고 안전한 온도로 잡고 있는 것이 1204도이다. 이것을 ‘안전여유도’라 한다. ‘안전여유도’에 가까이 가는 것은 위험하고 게다가 돌발상황도 가정해야 하므로 여유분을 둔 것이 ‘규제여유도’이다. 1111도인 ‘규제여유도’가 출력증강하면 1114도가 된다. 안전여유분이 14.5%에서 4.5% 줄어들어 10%가 남게 된다.
조성훈 차장(영광원자력본부 계통기술팀)은 “안전여유도를 넘어야 위험해지는 것이다. 처음 설계가 안전여유도에 맞추었기 때문에 규제여유도를 높인 것은 안전에 아무런 문제 없다”고 말했다. “시속 1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85.5킬로미터에서 90킬로미터로 높인 것”이라고 비유해 설명했다.
원자력 문제를 오랫동안 천착해온 이헌석 대표(에너지정의행동)는 “영광 1·2호기는 원래 1111도에 맞춰 설계한 것이다. 1111도는 위험한 원자력의 마지막 기준선인 셈이다. 출력증강 하는 것은 위험을 앞당기는 행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에너지를 더 싼 값에 생산하기 위해 안전을 희생양 삼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출력증강은 수명이 16년 남은 1·2호기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성훈 차장(영광원자력본부)은 “1·2호기는 웨스팅형이고 3·4·5·6기는 표준형이다. 일반적으로 출력증강은 웨스팅형에서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출력증강과 고창 고창군의회는 지난달 31일 ‘영광원자력발전소 실태파악 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에 임정호 의원, 간사에 이상호 의원을 선출했다. 영광원전 온배수에 고창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헌석 대표(에너지정의행동)는 “고창도 직접적인 온배수 피해를 입고 있으므로, 한수원은 영광과 동일하게 고창주민들과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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