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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김경식 연정교육문화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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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은 우리 인간생활에서 그것이 국가든 사회든 가정이든 그리고 개인이던 간에 아주 중요하며 또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 존재마저도 흔들린다. 지난번 국무총리후보 청문회에서도 후보자는 말 바꾸기로 신뢰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결국 낙마를 스스로 선언하지 않았던가. 어디 그 뿐인가.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듯이 부정한 짓을 했거나 해오는 사람들은 사소한 욕심을 챙기기 위해서도 말을 바꾸다가 신뢰성을 잃고 그 귀중한 인격마저 몰상식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지 않는가.
아동 특히 유아는 자신이 보호된다고 느껴지는 환경에서 있어서만이 바르게 성장한다는 것이 교육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 의미는 신변에 있어서 보호감을 주는 사람들과 자신이 결부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일이 성장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느껴지는 일이 신뢰의 기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위해 애정을 가지고 여러 가지 배려를 하고 신뢰할만한 환경 또는 생활의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아동들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여러 가지 사물 및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통찰력이 생겨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통찰력은 그러한 개인 또는 사람들과의 신뢰가 느껴지고 신뢰가 형성된 관계에 의하여 매개되는 일을 통하여 생겨나는 것이다.
교육에서 신뢰성은 존재적인 문제로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교육은 존재론적으로 보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며 그것은 혼(魂)과 혼(魂)과의 접촉이다. 교사는 물건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고 사람을 다루는 사람이다. 그리고 교사는 영혼과 정신적 생명을 맡는다. 그러므로 교육은 사람에 대한 신뢰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것은 가정에서 부모도 마찬가지다. 교사는 아동을 믿는 일 없이는 교육의 의의를 구할 재간이 없는 것이고 또한 교사가 아동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는 교육에서의 혼과의 접촉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교육은 성선설적(性善說的)인 인간관에 서서 교육에 종사하는 일이 필요한 동시에 아동이 신뢰하는 교사가 되도록, 가정에서는 자녀가 신뢰하는 부모가 되도록 정진해야한다.
교사가 아동의 능력을 신뢰하는 일에 따라서 아동은 자신들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주저한다거나 불안한 것을 극복하는 일이 많다. 불신감을 나타내면 아동은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교사가 설정한 아동상(兒童像)에 의해 아동은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형성하게 된다. 아동은 성실, 근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써 다룬다면 그 아동 속에 그것에 상응하는 성질이 형성된다. 이와는 반대로 아동들이 만약 결점만을 지적하는 것과 같은 일을 하면 그 결점만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신뢰하는 일은 창조하는 힘을 갖는 것이다. 결국 아동을 신뢰하는 일은 아동들의 바람직한 성장, 발달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아동은 여러 가지 약점과 결함을 또 악의 까지도 품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교사가 선의에 넘치는 행위를 말한다더라도 좌절과 실패로 되는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일로 아동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 교육한다는 것이 멈출 뿐만 아니라 아동을 가일층 악화시키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실망에 관계없이 항상 새롭게 신뢰의 념(念)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여 교육활동에 적용하는 일이 교사로서의 숭고한 과제이다. 이러한 신뢰의 념(念)과 새로운 방법은 모험적이고 도박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그와 같은 태도를 임할 때 아동에게서 깊은 신뢰를 받게 될 것이고 교사의 진가가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교사의 아동에 대한 신뢰는 애정 내지 사랑에 기초를 두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에 의하여 깊어지고 강해지는 것이다. 결국 사랑과 신뢰는 상호보완적이고 교사의 아동과의 상호적인 관계를 통하여 성립 발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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