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미당 묘소에서 바라본 곰소만
|
2010 질마재문화축제·미당문학제가 오는 6일(토)부터 14일(일)까지 부안면 선운리 미당시문학관 일원에서 펼쳐진다.
송현리 안현마을(돋음볕마을) 뒷동산에는 1만평의 국화꽃이 피어있고, 질마재 안 선운리 진마·서당·신흥마을, 송현리 안현마을 곳곳에도 국화가 피어난다. 안현마을 뒷동산에 올라가면 왼쪽에는 심원만돌갯벌이, 오른쪽에는 곰소만의 탁 트인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아픈 눈과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준다.
한 문인의 생가와 유택, 문학관이 함께 존재하는 곳은 드물다고 한다. 미당생가는 미당이 1915년 음력 5월 18일 태어난 곳으로, 1942년 부친 서광한이 별세한 후, 친척이 거주하면서 지붕을 슬레이트로 개조했다. 1970년 경부터 사람이 살지 않은 채 방치되었다가 2001년 8월 옛 모습대로 복원했다. 생가 옆 초가집에는 미당의 동생 서정태 씨가 살고 있다. 유택은 안현마을 뒷동산 선영에 모셔져 있다. 미당시문학관은 1998년 폐교된 선운분교를 개 ·보수를 시작해 2001년 11월에 개관했다.
2010 질마재문화축제·미당문학제는 질마재문화축제위원회, (재)미당시문학관, 동국대, 중앙일보가 주최하며, 고창군, 농협중앙회 고창지부, 한국수력원자력, 선운사가 후원한다.
기념식은 오는 6일(토) 오후 2시부터 시문학관 특설무대에서 열리며, 장석남 시인이 미당시문학상을 수상하고, 식전행사로 판소리·국악 공연이 열린다. 오후 2시 40분부터는 ‘질마재 시인이 되어’란 이름으로 미당의 대표시 20편이 낭송된다.
11월 6일(토)~7일(일) 미당문학행사가 열린다. 6일(토) 오후 2시~6시 시문학관 세미나실에서 ‘한국근대문학연구에 대한 새로운 동향’이란 주제로 학술교류세미나가 열리고, 오후 7시~밤 10시 선운산관광호텔 연회장에서는 미당시문학상 수상자 특강, 초청시인·백일장 참가자 시낭송이 마련돼 있다. 7일(일) 오전 9시~12시 선운산관광호텔 연회장에서 ‘한국근대시의 장소 정체성’이란 주제로 학술대회가 준비돼 있으며, 오전 9시~12시 선운산 및 질마재 일원에서 미당백일장이 개최된다.
문화체험행사로는 6일(토)~14일(일) 신흥마을에서 마을주민들이 준비한 연·허수아비·장승·솟대 만들기 행사가 수시로 있으며, 7일(일) 오후 3시 미당생가 주변에서는 부녀회에서 마련한 떡 만들기 행사가 열린다. 6일(토)~13일(토) 청년회에 마련한 달집에 소원을 달고, 13일(토) 오후 3시 30분부터는 얼시구 노래자랑이 펼쳐진다.
미당과 국화축제, 질마제문화축제에 대한 비판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 미당시문학관 홈페이지(www.seojungju.com)의 ‘미당 소개’에 있는 것처럼 ‘일제강점기 후반의 친일작품 발표와 독재정권 지지와 찬양 문제’에 발목잡혀 있는 것이다. 홈페이지에는 ‘친일작품’이란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문학평론가 신철하 씨는 “미당의 초월적 서정주의는 파시즘적 탐미주의에 불과하다”며 “(미당은) 정치적 감각이 끈질기게 살아있다”며 “텍스트 안에서는 형이상학적 영원을 표방했으나 현실에선 문학을 권력에 기생하도록 만들었다”고 평했다. 미당과 국화, 축제의 이면에는 친일과 독재에 대한 시퍼런 분노, 문학과 삶의 관계에 대한 날선 비판이 육중하게 자리잡고 있다.
|
|
|
김갑성 위원장
|
<인터뷰> 질마재문화축제위원회 김갑성 위원장 미당·꽃·마을 공존하도록 격려해 달라
축제를 소개한다면 미당문학제는 2001년부터 열리고 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은 2000년 10월 부인 방옥숙 여사 별세 이후 곡기를 끊고 맥주로 연명하다, 그해 12월 24일 85세로 숨을 세상에서 거두었다. 등단 이후 60여년간 미발표작 포함 1천편의 시를 다산(多産)했다. 미당문학제는 별세 이후 미당을 추모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다. 질마재문화축제는 지난해부터 열리고 있다. 2005년부터 국화축제를 시작했지만, 국화축제가 석정온천지구로 옮겨갔고, 지난해 다시 안현마을 뒷동산으로 국화가 옮겨왔다. 그동안 남아있던 국화를 가꾸지 못해 미안했고, 질마재와 미당문학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주민으로서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자는 차원에서 질마재문화축제를 시작하게 됐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핵심적인 행사는 물론 11월 6일(토), 7일(일) 미당문학행사이다. 질마재문화축제는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를 평소 그대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연·허수아비·장승·솟대·떡 만들기, 달집 태우기 등의 문화체험행사를 마련했다. 눈높이를 높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 품 속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
|
|
|
미당 묘소에서 바라본 심원만돌갯벌
|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질마재 안에는 선운리 진마·서당·신흥마을, 송현리 안현마을(돋음볕마을) 등 4개의 동네가 있다. 4개 마을 사람들이 손품을 나눠 국화도 가꾸고, 축제도 준비했다. 직접 가꾼 농산물도 판매할 예정이다. 국화는 365일 항시 돌봐야 그 결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친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마을 사람들이 무뚝뚝하게 살아왔는데 타지 사람들이 싹싹하다고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미당과 질마재문화축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데 비판의 목소리는 당연히 공감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역사에는 산고의 고통이 있다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구분도 해야겠지만, 삶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면 한다.
군민들과 내방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뭄에는 물을 대면 되지만, 장마에는 방책이 없더라. 국화가 아직 활짝 피지 못했는데, 서운하게 느껴지겠지만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생가와 유택, 시문학관이 함께 있는 곳이 드물다. 미당과 꽃, 마을이 함께 공존해 갈 수 있도록, 부족하지만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
|
|
|
미당 묘소 및 국화밭 전경
|
인터뷰=윤종호 기자 정리=김동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