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국군작전으로 소각위기에 처했던 천년고찰 ‘선운사’를 지켜낸 김재환(90·당시 반암출장소장) 옹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선운사 수호 공적비’가 60여년만인 지난 22일 선운사 일주문 앞에 세워졌다.
1950년 당시 고창경찰서 반암출장소에 재직하였던 김재환 소장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후퇴하지 못한 인민군이 선운사를 본거지로 삼아 야간에 민가를 침투한 약탈이 지속되자 선운사를 소각하라는 군의 명령을 ‘내 지역은 내가 지킨다’며 거부, 소각작전을 철회시키고 지역치안을 더욱 강화해 우리겨레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냈다.
이에 현대인에게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소중히 간직하자는 의미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왕래하는 일주문 앞에 선운사 수호공적비를 세웠으며, 밑돌에는 선배의 숭고한 정신을 후배 경찰관들에게 기리고자 현재 일선 경찰관들의 모자, 제복, 순찰차량에 부착되어 있는 참수리마크를 새겨 넣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고창경찰서(서장 류선문)와 조계종 24교구 본사 선운사(주지 법만) 주최로 이강수 군수, 임동규 도의원 등 주요인사와 선운사 기획국장(종고), ‘김재환 소장”의 가족을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운사 수호 공적비 제막식이 진행됐다.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은 “몇 사람 지인들 간 구전으로 묻혀가는 김재환 소장의 공덕이 안타까워 선운사 동구에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류선문 고창경찰서장은 “선운사가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김재환 소장님과 같은 책임감 있는 치안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고창경찰은 책임감 있고 주민과 공감할 수 있는 경찰이 되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강수 군수는 “지역 최고의 도립공원이며 자랑거리인 선운사를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하여준 김재환 소장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문화재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잘 보존해 후대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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