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자력본부가 돌제의 설치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 영광원자력본부(이하 영광원전)가 돌제(원전에서 나오는 온배수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방파제)를 설치하고, 돌제가 설치된 바다를 사용하기 위해, 돌제에 의한 피해조사를 제대로 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한다고 약속했음에도,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대법원 판결까지 갔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14일(목), 영광원전이 돌제가 설치된 바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시포어항·해수욕장 2차 피해조사 실시를 위한 합의서의 용역계약서(이하 구시포 용역계약서) 및 해양수산부 질의·회신 결과에 의해 확정된 피해권리자(부관부 어업권자)의 동의서(이하 피해자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본지 10월 22일자, 10월 29일자, 11월 12일자 관련기사 참조).
이에 따라 영광원전은 지난달 19일(금)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고창군의 인가를 받기 위해 ‘이행사항’을 제출했다. 고창군은 검토한 결과, “대법원 판결에 합치되지 않는다”며 오는 14일(화)까지 보완·제출을 요구했다. ‘구시포 용역계약서’는 대법원 판결에 있는 ‘합의서의 피해조사안’이 아니라 ‘영광원전 자체 피해
사안’을 제출했고, ‘피해자 동의서’는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창군청 담당자는 “영광원전 자체 피해조사안은 구속력이 없으며, 고창군과 협의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영광원전은 부관부 어업자에 대한 채무부존재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피해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해양수산부에 의해 부관부 어업자는 피해권리자로 확정됐기 때문에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에 명시된 ‘구시포 용역계약서’와 ‘피해자 동의서’가 없으면, 인가를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2008년 3월 3일 이후 인가는 계속 반려된 상태며, 결국 영광원전은 돌제가 설치된 바다를 불법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달 8일(월)~10(수) 구시포해수욕장 상가위원회 대표들이 영광원전에서 밤샘 농성한 결과 “영광원전 본부장·대외협력실장, 표재금 공동대표가 11월 22일(월) 협의하는 것”으로 합의됐다(본지 11월 12일자 관련기사 참조). 그에 따라 지난달 22일(월) 협의한 결과, ‘구시포 용역계약서’에 대한 합의는 결렬됐다.
지난 1일(수) 표재금 대표는 “영광원전은 자신의 안만 고집했고, 어떤 협의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영광원전이 이후 협의하지 않겠다고 통고했다”고 전했다. 표 대표는 “영광원전은 대법원 판결도 무시하는 무소불위의 집단이냐”며 “주민들이 원전에서 쓰러지는 꼴을 꼭 봐야 되겠냐”며 분노를 표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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