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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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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의 마지막 달력 앞에서 지나온 일 년을 조용히 반성하며 되돌아본다. 지난 호에 이어 정치에 대해 고대인들이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4) 군신과 상하에 대하여 1. 부자 사이엔 화목이 있고, 군신 사이엔 의리가 있고, 부부 사이엔 분별이 있고, 장유 사이엔 차례가 있고, 친우 사이엔 믿음이 있어야 한다.(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孟子, 滕文公上)
2. 백성을 인도하는 방법은 윗사람이 앞장서는 데 있고, 백성을 호소하는 길은 윗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데 있다.(道民之門, 在上之所先, 召民之路, 在上之所好惡. 管子, 牧民)
3. 위에서 그릇되면 아래에서 바로잡기 어렵고, 뭇사람이 비틀어지면 교정하지 못한다.(上雅下難正 ,衆枉不可矯. 南宋朝 何承天 “上雅篇”)
4. 귀와 눈이 밝지 못하면 군왕 노릇을 못하고, 눈이 멀지 않고 귀가 먹지 않으면 시아버지 노릇을 못 한다.(不聰不明不能王, 不瞽不聾不能公. 愼子, 內篇)
5. 교만스런 군주에게는 충실한 신하가 없으며, 말재주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신뢰성이 없다.(驕溢之君無忠臣, 口慧之人無必信. 淮南子, 繆稱訓)
6. 현명한 군주는 사람을 골라서 보필을 삼으며, 현명한 신하도 군주를 골라서 보필한다.(賢君擇人爲佐,賢臣亦擇主而輔. 明朝 馮夢龍, “東周列國志”) 5) 납관과 천거에 대하여 1. 천하에 도가 있으면, 백성들이 의론하지 않는다.(天下有道, 則庶民無議. 論語, 季氏)
2. 백성들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防民之口, 甚于防川. 國語, 周語上)
3. 물을 다스리는 이는 물을 터뜨려서 소통시키고, 백성을 다스리는 이는 내놓고 말하게 한다.(爲川者決之使導, 爲民者宣之使言. 國語, 周語上)
4. 충신은 실시하기 어려운 계책을 집행하고,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한다. (忠臣挾難進之術, 吐逆耳之言. 三國志, 吳書, 張紘傳)
5. 선비가 자기 한 몸을 망치지 않으면 충신이 될 수 없으며, 말이 귀에 거슬리지 않으면 간언이 될 수 없다.(士不忘身不爲忠, 言不逆耳不爲諫. 宋朝 歐陽修 “論杜衍范仲淹置政事狀”)
6. 일 천 사람의 “예, 예”하는 대답은, 식견 있는 한 사람의 바른 말보다 못하다.(千人諾諾, 不如一士之諤諤. 宋朝 蘇軾 “講田友直字序”)
7. 바른 말로 간언하는 신하가 있으면 나라가 창성하고, 말없이 아첨만 하는 신하가 있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在諤諤爭臣者, 其國昌, 有黙黙諛臣者, 其國亡. 漢朝 韓嬰 “韓詩外傳”)
8. 간언을 멀리하는 자는 폐색되며, 혼자 독단하는 자는 고립된다.(距諫者塞, 專己者孤. 漢朝 恒寬 “鹽七論,刺議”)
9.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고, 제왕은 간언을 좇으면 성군으로 된다.(木從縄則正, 后從諫則聖. 唐朝 吳兢 “貞觀政要, 求諫”)
10. 충언은 귀에 거슬리고, 달콤한 말은 쉽게 귀에 들어온다.(忠言逆耳, 甘詞易入. 唐朝 張九齡 “還第二章”)
11. 인재의 길은 넓혀야 하지 좁아서는 안 되며, 간언의 길은 열려 있어야 하지 막혀서는 안 된다.(賢路當廣而不當狹, 言路當開而不當塞. 宋史, 喬行簡傳)
12. 현명한 이를 천거하고, 능력 있는 자에게 자리를 내어 주면, 여러 벼슬아치들이 서로 조화롭게 된다.(推賢讓能, 庶官乃和. 尙書, 武成.)
13. 현명하고 재능 있는 자는 차례를 기다리지 말고 승직시키고, 재능이 없는 자는 한시라도 기다리지 말고 퇴출시켜야 한다.(賢能不待次而擧, 罷不能不待須而廢. 荀子, 王制.)
14. 재상은 반드시 주군에서 기용되고, 용맹한 장수는 반드시 병사들 속에서 발탁되어야 한다.(宰相必起于州郡, 猛將必發于卒俉. 韓非子, 顯學)
15. 나라의 성쇠는 정사에 달려 있고, 정사의 득실은 보좌에 달려 있다.(國之廢興, 在于政事,政事得失,由乎輔佐. 后漢書 桓譚傳) 6) 간악을 통책함에 대하여 1. 나라가 패망하게 될 때면, 기필코 간악한 자를 임용한다.(國家將敗, 必用奸人. 國語, 楚語下)
2. 아부하는 자들이 (임금의) 곁에 있으면, 좋은 상주가 막히게 되어 나라가 위태롭다.(諂諛在側, 善議障塞, 則國危矣. 墨子, 親士)
3. 군주로서 아내를 너무 믿으면, 간신이 아내를 이용하여 사욕을 이룬다.(爲人主而大信其妻, 則奸臣乘于妻以成其私. 韓非子, 備內)
4. 재상이 현명하면 나라가 태평스럽게 다스려지고, 재상이 간교하면 부자지간도 보전 못한다.(相賢則國家平治, 相佞則父子不保. 唐朝 張九齡 “遠佞第二章”)
우리는 지금까지 4회에 걸쳐 국가, 정치 그리고 정치행정에 관련해 고대인들은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수십마디의 명언을 통해 살펴보았다. 지금까지의 명언을 통해 귀납(歸納)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정치의 근본이자 중심은 그 나라의 국민이라는 점이다. 이것을 떠나서는 국가도 정치도, 성립·존립할 근거가 없다. 이 점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우리 현대인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년말. 조용히 한해를 반성해볼 때다. 중앙정부의 위정자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국가와 지방예산을 집행하면서, 당연한 집행 성과를 마치 자기들의 업적인냥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금년 한해 국민이나 주민을 위한 일에 무엇이 부족했던가, 또는 자기들의 시행착오를 솔직히 토로하며 반성하고 앞으로 더 잘할 것을 다짐하는 홍보가 더더욱 필요한일 아닌가. 그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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