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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출입금지구역에서 만나는‘함께’라는 의미
이대건 기자 / 입력 : 2011년 01월 24일(월) 14:20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이정형외과 출입금지 구역
신지영 글, 정문주 그림
사계절 출판사
 ‘집도 절도 없이 떠돈다’는 말이 있다. 어딘가 머물 공간 없이 부유하는 인생을 말한다. 이때 말하는 ‘집도 절도’는 우리에게 주어진 최소한 삶의 공간이다. 그마저도 없이 떠돈다니, 쓸쓸하다. 공간으로서 땅과 집은 사적 소유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재산, 이른바 부동산이다. 그렇다면 공간의 소유는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주택과 토지의 개인 소유, 당연할 것 같지만 간단치가 않다. 인류의 역사란 기실 공간에 대한 소유를 두고 공(국가)과 사(개인)가 벌여온 끊임없는 싸움이다. 한 국가의 권력이 바뀌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토지개혁’을 보자. 분단 이후 남북 양측에서 실시한 토지개혁이며, ‘토지공개념’같은 논의가 그 한 측면이다. 이것은 ‘보편적 복지’를 말하는 시대에서, 공간에서 개인의 ‘소외’를 막는 것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이정형외과 출입금지 구역』은 신지영 작가의 첫 책이다. 출입금지 구역, 그것도 병원의 출입금지 구역이라니 좀 으스스하다. 작은 소읍 변두리, 마당 있는 시골집에서 도시로 이사 온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 진솔이 주인공이다. 진솔이네 새 집이 이정형외과 출입금지구역에 있는 단칸방이다. 네 식구가 함께 쓰는 단칸방, 언니와 서랍 한 칸을 두고 다투어야한다. 자신만의 공간을 잃은 진솔은 병원 옥상공간이며, 미니홈피 같이 ‘오로지’ 자신만의 공간을 꿈꾼다. 그러나 쉽지 않다. 나만의 공간이라고 정하자마자 누군가 그 공간을 쓰윽 비집고 들어와 차지하고 만다. 결국 진솔은 다른 공간을 찾아 떠돈다. ‘내 것’이라는 공간 규정은 늘 ‘남의 것’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진솔의 결론은 ‘우리의 공간’으로 열어주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 진솔은 병원옥상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친구들을 초대한다. 출입금지구역을 거쳐 옥상으로 향한 계단, 친구들의 경쾌한 발자국소리가 울린다. 이제 조촐한 파티가 열린다.

이대건(도서출판 나무늘보 대표)  

이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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