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제정 논의, 다시 촉발돼 지난 10일은 전봉준(1856.1.10~1895.3.30) 장군의 155주년 탄신일이었고, 음력 1월 10일은 고부봉기일(1894년)이다. 지난 1월 초 정읍시 이평면 주민들로 구성된 (사)갑오농민동학혁명유적보전회(이사장 김동길, 2010년 4월 창립)는 ‘동학기념일은 고부봉기일이 되어야 하며, 고부봉기일은 고부관아를 공격한 1월 10일보다, 사전에 이평 말목장터에서 모여 계획·준비한 1월 8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작년 9월 동학농민혁명유족회(회장 김성황)는 대의원총회에서 ‘2004년 특별법 제정 이후 기념일 제정 논의가 7년째 표류하고 있어, 정부 주도의 단일안이 나오기 전까지 (고창)무장기포일인 4월 25일(음 3. 20)에 서울에서 기념일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며 기념일 제정을 촉구하자, 황토현전승일(5. 10, 음 4. 7)을 기념일로 제정해야 한다는 정읍쪽은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작년 문화체육관광부 특수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김영석)은 이사장 신년사를 통해,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제정 등의 현안과제를 정부, 관련단체, 학계 등과 협의하며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오는 4월 25일(무장기포일) 기념일 행사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기념일 제정 논의가 조금씩 촉발되고 있다.
고창…무장기포일, 정읍…황토현전승일 고창지역 관계자들은 ‘2004년 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회의에서, 지역, 단체 등과 무관한 연구자 중심의 학술적 논의를 거쳐 기념일을 제정하자고 결정한 바 있고, 그 해 3차례의 학술토론회에서 고부농민항쟁, 무장기포, 백산봉기, 황토현 승전, 우금티 전투 등 10개 사건을 검토해,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무장기포일로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또 ‘동학농민혁명참여자명예회복 심의위원회(2007년 1월말)와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전국대의원총회(2010년 9월초)에서도 무장기포일로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는 설명을 통해, ‘기념일 제정이 (무장기포일로) 되고 있지 않아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읍 쪽에서는 작년 9월 중순 시의회 정례회 5분 발언을 통해, 고영섭 의원(지역구, 고부·덕천·영원·이평면)이 ‘동학농민혁명유족회가 무장기포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행사를 치루겠다고 한 선언은 철회되어야 하며, 혁명발상지, 혁명의 대표지역을 확정하는 기념일 제정은 황토현전승일로 제정될 수 있도록 정읍시가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또 정읍시의회는 작년 11월 중순 본회의에서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제정 건의문>을 채택해 ‘무장기포일이 아닌 황토현전승일로 제정할 것’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제 부처, 제 정당, 각 지역 동학기념사업회에 발송한 바 있다.
기념재단, ‘3월경 추진위 구성’…합심·협력 강조 향후 기념일 제정 등의 업무를 추진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 19일(수) 인터뷰 자리에서, 현재 계획·구상 단계라는 전제를 밝히며 기념일 제정과 관련된 계획을 전했다.
관계자들은 “올해 현안사업으로 동학기념일 제정을 계획하고 있다. 객관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칭)기념일제정추진위원회를 구상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지역별 동학기념사업회 대표 및 학자들 중 공정성, 보편성을 갖춘 분들을 추천받아, 운영위원회 등에서 심의·결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별도의 독립기구인 추진위원회 구성은 빠르면 3월부터 시작해, 향후 추진 일정, 결정방식 등을 마련해,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정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정신이 선양되고 꽃이 필 수 있도록, 관련지역, 단체, 학자 등 관계자들이 사심없이, 합심하고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윤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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