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일반산업단지에 편입되는 토지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위원장 안두환)가 지난 19일(수) ‘대책위 활동에 동참을 요청’하는 우편물을 토지주들에게 발송했다. 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2일(수) 토지보상가가 정해진 이후, 1월 4일(화) 황산리·봉산리 주민들의 대책회의를 통해 꾸려졌으며, ‘농토를 구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토지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원회는 황산리 안두환 씨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취성마을 서재술 씨를 부위원장, 황산리 안용주 씨를 총무로 임명했다.
고창군에 따르면 1월 21일(금) 기준으로 17%의 토지보상이 진행됐다. 대책위는 “현 보상가로는 협의를 할 수 없고, 군이 대책 마련을 하지 않는다면, 수용되기까지 가능한 모든 법적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또한 “지난 4일(화) 군수 비서실을 통해 군수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통보가 없다”며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황산리·봉산리 주민들은 다음 세 가지 문제를 주장하며, 고창군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는 주민들과 토지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두환 대책위원장은 “산업단지로 지정되기 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다”며 “지정된 후에도 공식적인 설명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보다는 개개인을 접촉해 감언으로 회유하는 작업을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부터라도 “고압적 자세가 아닌 주민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 담당자는 “어떤 산업단지도 주민·토지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위치를 정하지 않는다”며 “산업용지계획 용역과 국토해양부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2009년 9월 이후, 면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 4회, 마을회관 및 모정에서 마을간담회 7회, 토지보상협의회 2회 등 충분히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했다.
둘째는 주변 토지를 구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토지보상가를 책정하라는 것이다. 현재 토지보상가는 평균 5만3000원 선이다. 대책위 류익승 위원은 “남고창IC가 생기면서 토지가격이 올라갔다. 산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주변 땅값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현 보상금으로 주변 농토를 구입할 수가 없다. 농민들이 생업인 농사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황산리의 한 주민은 “산업단지 조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이유로 농민들이 점점 더 살기 어렵게 만드는 과정이 불만”이라며 “농민들이 살 수 있도록 농민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담당자는 “주민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감정평가사들이 산출해 법적으로 규정된 금액이기 때문에 수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셋째, 취성마을과 산업단지가 인접해 있으므로 이주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대책위 서제민 위원은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세우거나 마을과 1필지 정도 떨어져 산업단지를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군은 무시했다. 그대로 산업단지와 붙어살라며 주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있다. 입장을 바꿔 공무원들이라면 공단 바로 옆에 살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군 담당자는 “산업단지 지정 전에 의견 수렴을 한 결과, 이주를 원하는 주민은 50%였다. 50%만이 원한다면 현재 마을을 보존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주민들의 요구대로 산업단지 지정토지를 바꿨을 때, 새로 편입되는 토지주들도 불만이 대단했다. 따라서 결국 마을은 그대로 보존하고, 마을과 공장 사이에 공원과 지원시설을 배치해 공장과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고 주장했다.
이 갈등에는 첫째, 진실공방이 걸려 있다. 예를 들면, 토지보상가로 평균 5만3천원이 적절하다고 했을 때, 그 근거가 ‘참말이냐, 거짓말이냐’하는 것이다. 취성마을 이주와 관련해서도 ‘50%냐, 아니냐’하는 진실공방이 걸려있다.
둘째는 주민들의 농토에 산업단지가 들어설 때, 주민들은 주는 대로 토지보상비를 받을 권리밖에 없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피같은 땅을 빼앗고, 밥줄을 끊어놓고는, 농민에게는 아무런 권리도, 아무런 대책도 없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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