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같이 먹으면, 꼬들밥을 먹어도, 혀가 목구멍으로 넘어갈라고 한당께.” 심원면 두어마을 어르신들은 겨울철이 되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과 저녁을 같이 해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마을회관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7년이 훌쩍 넘었다.
김영동 노인회장은 “61살이 되면 노인회에 입회할 수 있는데, 여자는 36명, 남자는 20명 쯤 되제. 이 사람들이 매일 모여서 함께 밥을 먹는겨. 우리 마을처럼 열심히 밥을 해먹는 곳도 없을껴. 이번에 쌀 40킬로그램들이 14개를 먹었고, 돈으로 치면 700만원어치나 먹었으니께”라고 말했다.
두어마을은 바닷가에 접해 있지만 어업은 적고 주로 농사를 짓는다. 그래서 농번기 때는 바빠서 안 되고, 농한기가 돼야 같이 밥을 지어 드신다. 노인회 곗날인 시월 그믐부터 시작해 섣달 그믐까지 먹고, 정월부터는 바빠지니까 가끔 먹는다고 한다. 이 기간동안 가끔 돼지도 잡고 해서 잔치를 벌이는데, 환갑이나 칠순·팔순을 맞은 어르신들이 50만원 정도를 모아 경비를 댄다고 한다.
유수남 부인회장은 “금액을 정하지 않고 성의껏 쌀도 내고, 돈도 내고, 반찬도 내서 운영해. 장날에는 반찬도 좀 사고. 식사 준비하는 당번은 특별히 신경 더 쓰고. 같이 먹으면 절약도 되고, 재미나고 맛있고 얼마나 좋아”라고 말했다.
공동식사는 마을기금과 별도로 운영된다. 식사준비는 당번제로 운영된다. 65세~75세 중에서 건강한 사람들이 2명씩 9개조로 당번을 돌아가며 맡는다.
김영동 노인회장은 공동식사를 시작된 연휴를 이렇게 말했다. “난방비는 군에서 지원하니께, 이번에는 먹는 것을 해결해보자, 그렇게 시작했제. 요즘 에너지 절약, 절약 하는데, 각 집에서 기름 안 때서 좋고 일거양득이제.” 이렇게 밥을 매일 같이 먹으니, 마을 화합은 되지 않을래야 안 될 수가 없다. 젊은 사람들도 이런 전통을 따라 큰일이나 행사가 있으면 정성껏 함께 돕고 준비한다고 한다. 그래선지 2009년 심원면 체육대회에서는 1등 해서 대형냉장고 타고, 2010년에는 2등해서 김치냉장고를 타기도 했다.
최원권 이장은 “같이 밥을 해 먹으니께, 화합도 잘 되고, 너나 내나 싸움도 없고. 이웃끼리 서로 정 나누고 얼마나 좋아”라며 “우리 마을 특징이 그렇게 돈 많은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없어. 다 밥은 먹고 사는 평균치여. 그것도 우리 마을이 화합이 잘 되는 이유 같어”라고 덧붙였다.
윤종호·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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