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조류독감) 여파로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등교정지, 개학연기 등으로 학사일정들을 조정했다. 이는 개학 등으로 인해 유행성 가축질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교과부가 지난 6일(일) 공문을 통해 ‘구제역·AI발생지역의 해당학교는 학교장이 각 시·군상황실과 협의·결정해 학사일정을 조정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지역은 고병원성 AI발생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지원청과 해당지역내의 학생들이 있는 학교들은 교과부의 공문이 내려온 이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유행성 가축질병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아산면 반암리의 한 메추리사육농가에서 AI의심축이 신고되어, 정밀검사결과 H5N1이라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확진됐다. 군은 다음날인 25일 AI발생농가의 메추리 10여만 마리와 인근농가의 가금류 일부를 예방적 살처분 차원에서 매몰했다.
이 지역엔 고병원성 AI발생농가와 직선거리로 약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그런데 이 학교 교장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인근임에도 불구하고 AI가 발생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뒤늦게 AI발생사실을 인지한 이 학교는 지난 8일(화)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키고, 당초 11일(금) 예정되어 있던 졸업식을 AI바이러스 최대 잠복기(3주) 이후인 오는 23일(수)로 연기했다.
그러나 부안면의 한 초등학교는 AI위험지역(발생지점으로부터 3km 이내) 내에서 등교하고 있는 8명의 학생들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학사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이 학교의 교무주임은 오히려 “이미 개학을 해서 학생들이 등교했고, 며칠만 더 나오면 종업식 및 졸업식인데 휴학을 하라는 것이냐”며 되묻기까지 했다.
군 관계자는 “교과부의 공문은 교육지원청이나 학교로 전해지기 때문에 교과부의 공문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해당지역 학교에서도 문의나 협조를 요청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각 학교들의 학사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학전날인 지난 6일 각 시·도교육청에 긴급공문을 보내 구제역·AI발생지역 학교들의 경우 개학 및 학사일정을 조정하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교육청은 “도 상황실과 협의한 결과, 전북은 유행성 가축질병 발생으로 인한 학사일정 조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어 지난 7일 지역교육지원청에 안내정도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창교육지원청도 공문내용을 전달받긴 했지만, AI발생 해당지역 학교들에 대해 점검 및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교육계가 개학시기를 앞두고 유행성 가축질병 예방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군 행정도 교육행정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AI발생지역으로부터 500m 이내는 오염지역, 3km 이내는 위험지역, 10km 이내는 경계지역에 해당한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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