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주지 선거가, 현 주지 법만스님과 중앙종회 의원을 역임한 보원스님이 각각 등록함으로써, 경선으로 치러진다. 두 스님이 후보로 등록함에 따라 선운사 주지 선거는, 지난 2007년 이어 두 번째 경선이다.
현 주지 법만(法滿) 스님(50세)은 법랍(法臘, 승려 이후의 나이) 30년에, 1995년부터 2007년 초까지 선운사 참당암 선원장을 역임한 뒤, 2007년부터 주지를 맡아왔고, 현재 고창군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보원(普圓) 스님(54세)은 법랍 38년에, 조계종 대의기구인 중앙종회 의원(국회의원과 비슷한 성격)을 작년까지 2차례 역임했고, 현재 선운사 성보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다.
선운사 관계자는 “최근까지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로 선출하자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지난 주 두 후보가 등록함으로써 경선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변 관계자는 “이전에는 계파나 문중 중심의 선거였지만, 최근 개별 스님들 성향 중심의 선거로 변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회복지나 대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인 법만스님과 강학과 불교내부 중심인 보원스님에 대한 선호도가 표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는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고, 또 다른 측에서는 “여전히 문중대결이 될 수 있다”고 거론되기도 했다.
입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항목이 따로 있지 않아, 두 스님의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후보 등록과 더불어 선거운동은 시작되었다. 선거권은 비구계를 수지한지 5년 경과한 선운사 교구 재적승, 임명 1년이 경과한 선운사 국장급 이상의 종무원 비구, 선운사 관할 말사 주지 등이 해당되며, 실제 투표는 130명 내외를 예상하고 있다. 오는 19일(토) 오후 선운사 산중총회를 통해 선출하고,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원공 스님(정읍 정토사 주지)이 맡았다.
한편, 조계종에서 교구 주지스님을 임명이 아닌 공개선출로 바꾼 이후, 선운사는 일찍부터 선거제도를 도입했지만, 2007년 선거 이전에는 합의추대 형식으로만 선출했다고 한다. 유일하게 2007년 주지 선거에서 경선이 이루어졌는데, 전 주지 범여스님과 현 주지 법만스님이 치열한 경선을 벌였고, 전체 92표 중 54표를 얻은 법만스님이 선출된 바 있다.
윤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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