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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금), 고창교육지원청 3층 회의실에서 김승환 교육감과 관내 초·중등 교장들이 원탁형식으로 둘러앉아 100분간 계획된 좌담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예정된 100분을 넘긴 채, 2시간 이상 좌담회는 계속됐다. 사진은 서제휴 교장(고창고) 의견을 듣고 있는 김승환 교육감 모습. |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지난 25일(금) (당선이후) 처음으로 고창을 방문해, 초·중등 교장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김승환 교육감의 이번 고창방문은 전북도내 14개 시·군 중, 8개 군 단위 현장 방문의 마지막 일정이었다고 한다.
한편 이날 좌담회는 관내 초·중등 교장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교장이 먼저 의견을 개진하고, 교육감이 이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100분여간 진행됐다. 김 교육감은 “빨리 뵙고 싶었지만, 100일 동안은 업무 파악에 쫓겼다. 100일이 지나니, 사람도 보이고 일도 보인다”며, “오늘 이 자리는, 제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실 것으로 여기고, 여러분들이 전북교육과 고창교육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이하의 내용은 간담회 주요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매산초 김영옥 교장 : 우선 교육감의 고창방문을 환영한다. 건의하자면, 첫째 전북도교육청은 올해부터 골프나 댄스와 같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관련이 없는 연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업이 무기인 교사에게 수업능력 향상을 위한 연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연수를 줄일게 아니라, 골프나 댄스 연수에 들어가는 예산을 수업 향상을 위한 연수로 전용해야 한다. 둘째, 연구학교를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대로 내실있게 운영하면 된다. 셋째, 교장은 방과 후 교장실이 아닌 곳에서도 그간 컴퓨터를 통해 업무가 가능했는데, 오는 3월 1일부터는 불가능하게 된다. 교장이 언제든지 업무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변경돼야 한다.
교육감 :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관련된 연수는 계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수업의 방법론 등 수업을 혁신할 수 있는 연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도내 760여개 학교 중 307개가 연구학교로 지정돼 있는 등 필요 이상으로 연구학교가 많고, 또한 필요 이상으로 업무가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적정한 수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에 전산화 시스템이 바뀌면서 보안문제로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보안 문제를 다시 알아보고 조치하도록 하겠다.
동호초 김봉모 교장 : 2010년 ‘작고 아름다운 학교’로 지정돼 2700만원을 지원받았다. 그래서 운동장에 천연잔디를 깔고 나비골프 연습장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전국 규모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향토학교를 운영해 학부모들도 함께 운동하고 있다. 동호초는 소인수 학교라서 축구·배구·농구는 못하고, 그나마 할 수 있는 게 나비골프 정도이다. 그런데 2011년 나비골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이제는 강사도 구할 수 없게 됐다.
교육감 : 골프 연수 예산이 삭제되면서, 그에 준용해 나비골프 예산도 삭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작은 학교의 어려움은 공감하고 있다. 나비골프는 재검토 하겠다.
해리고 박용준 교장 : 첫째, 농어촌학교에선 기간제 원어민 영어교사를 구할 수가 없다. 농어촌까지 오려고 하지 않는다. 농어촌에 기간제 교사를 우선 배치해야 한다. 둘째, 학생부장은 어려운 보직이다.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셋째, 교장 관사는 있지만 교사 관사가 없다. 기숙 시설이 필요하다. 넷째, 학교 안에 농로가 나 있어, 경운기 소리 등 수업에 방해를 받고 있다. 행정과 상의해서 다른 농로를 개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감 : 첫째와 관련해, 농어촌에 우선 배치를 생각하고 있다. 둘째, 학생부장과 관련해선 인센티브 등을 고려해 보겠다. 농로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행정에 문의해 보겠다.
고창고 서제휴 교장 : 첫째 농어촌학교 교사, 기숙사담당 교사에게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둘째 고창지역에서 기간제 교사를 모집하기란 정말 어렵다. 여러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모집이 쉬운 도시에 기간제 교사를 배치하고, 농촌에는 정규 교원을 배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감 : 농어촌교사, 기숙사담당 교사 인센티브 검토해 보겠다. 두 번째 제안,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배정을 검토하겠다.
대부분 교장들, 농촌교육 현실의 어려움 호소해
고창남초 여병철 교장 : 예체능 교육을 한번 제대로 해보는 것이 정년을 앞둔 교사로써의 마지막 소망이다. 예체능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전북도 차원에서 예체능 교육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방안이 있는가. 올해 고창남초는 학생 오케스트라 학교로 지정됐다. 학교 자체적으로 악기를 구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둘째, 교장자격증이 있는 교감이 교장으로 퇴직할 수 방안이 없겠는가. 1년만이라고 교장을 하고 퇴직하는 것이 그분들의 바람이다.
교육감 : 예체능 교육의 중요성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현재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교사로서 교장을 경험하고 정년하는 기대가 일반적인 분위기로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4명의 교장이 1년씩 하는 것보다, 4년 동안 1명의 교장이 교육철학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대성중 강헌희 교장 : 농어촌 학생수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대성중의 경우 31명으로 2학급였다가, 1명이 전학가 30명 1학급이 바꿨다. 하지만 교실은 이전에 ‘미래형 선진학교’로 선정돼, 20명 수용 정원으로 지어졌다. 몸에 옷을 맞추는 게 아니라 옷에 몸을 맞추는 격이 돼버렸다. 농촌과 학교 실정을 고려한, 탄력적인 학급 정원 운용이 필요하다. 더불어 학생인권은 강조되는 추세지만, 그에 맞게 교사인권도 강조돼야 한다.
교육감 : ‘미래형 선진학교’라고 건물만 지어놓았지, 제반 법률은 정비되지 않았다. 법률을 검토한 뒤, 교육감 재량이라면 대성중의 실정을 고려하겠다. 더불어 현재 학생인권조례 제정팀에게 교사인권조례 제정을 함께 주문했다. 어려서부터 인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며, 인권이 일상적으로 지켜지는 환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기 인권만 알고, 교사의 인권을 모르면 안 된다. 학생의 인권, 교사의 권한과 인권이 교육현장에서 함께 잘 지켜지도록 주의깊게 진행하겠다.
영선고 이희철 교장 : 농촌 사립학교들 학교 운영이 정말 어렵다. 학생 모집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지만, 학교마다 특성화를 하며 출구를 찾아나가고 있다. 사립학교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교육감이 마음으로라도 좀 생각해 주면 좋겠다.
강호항공고 강인숙 교장 : 올해 신입학생을 보면 고창지역 외 학생이 70%가 넘는다. 앞으로도 외지 학생들은 더 늘어갈 것이다. 학생 기숙사가 더 필요하다. 교육감 : 예산은 한정돼 있다. 시설 지원은 급박한 순서대로 집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공감이 가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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