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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리 당산의 원래 지명은 ‘북촌당산’
오거리당산 톺아보기⑤~교촌리(북촌)당산의 입지와 기능
이병열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15일(화) 13:10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매년 정월대보름에 진행하던 오거리당산제가 올해(2월 17일)는 구제역과 조류독감 때문에 축소된 당산제 형태로 치러졌다. 고창읍에 거주하는 이병열 박사(지리학)에게 의뢰해 오거리당산의 유래, 특징 등을 연속기획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교촌리(북촌)당산 배치도


교촌리는 고창향교가 월곡리 학당동에서 선조 22년(1589)에 북촌으로 옮겨온 이후 교촌마을이 형성되었다. 초창기의 이름은 교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라 하여 생교(生校)로 불렀는데, 조선후기 행정지명에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 하여 교촌리(校村里)로 부르게 되었다. 따라서 교촌리 당산이라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고로가 있다. 교촌이라는 지명은 1589년 향교가 옮기면서 부르게 된 지명이기 때문에 고창의 북쪽이라고 해서 불린 북촌 당산이 옳다는 견해이다. 따라서 교촌당산을 북촌당산과 병기해서 표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예전 할아버지 당산이 있었던 자리.

성산은 포만감에 누워있는 호랑이 형국
교촌리의 풍수형국은 와호형(臥虎形)이다. 복호형(伏虎形)이 짐승을 잡아먹기 위해 엎드리고 있다면, 와호형은 짐승을 노리지 않고 누워있는 형국이다. 와호형은 산세가 완만하고 온화하다. 혈은 호랑이의 머리나 젖가슴, 배에 있고 안산은 짐승이 여유롭게 노니는 형상이어야 한다. 이러한 형국은 용맹스럽고 강건한 인물을 배출한다. 또한 누워 있는 호랑이는 살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덕장(德將)이 난다. 교촌리의 주산인 성산은 와호형이고, 안산인 남산 앞의 동리 신재효 고택은 개꼬리형[狗尾形]이다. 이를 호전구미형(虎前狗尾形)의 포유형(哺乳形) 형국이라 한다. 교촌리와 중거리의 풍수는 배가 불러 누워 있는 호랑이, 그리고 호랑이 앞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강아지에게 젖을 물리는 어미개, 그리고 개밥그릇이 되는 중거리 당산으로서 고창읍의 지명비보(地名裨補)라 할 수 있다.


   

와호형의 성산과 호랑이 입인 고창고 교사(校舍).

교촌리 당산은 호랑이의 입을 진압하는 형국
특히 교촌리 당산이 있었던 고창고등학교의 동쪽은 호랑이의 입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당산을 세워 호랑이의 입을 눌러 놓은 형국이 된다. 이는 호랑이의 입을 눌러 놓음으로써 더욱 평화스럽고 안전하기를 바라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이는 고창주민들이 힘 있는 자에 의한 수탈로 지친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교촌리 당산은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이름을 부가하여 지세를 진압하거나 형국을 보완하는 기능으로 판단된다. 즉, 힘 있는 사람이나 자연으로부터 평화를 찾고, 수탈로부터의 해방을 갈구하는 민중들의 심리적인 반응이라 생각된다. 

한편 교촌리 당산은 오방신앙으로 고창 읍내의 북쪽인 교촌리에 화표(華表)를 세운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산은 본래 향교 입구 근처에 자연석으로 할아버지 당산, 아들 당산, 며느리 당산 등 3당산이 있었고, 할머니 당산은 고창고등학교 도서관 남쪽 아래에 팽나무로 있었다고 하나 확인한 결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호랑이의 입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당산이 눌러주고, 고창고 교사가 들어서면서 사라진 아들과 며느리 당산이 중앙을 진압하는 형국이 되어, 호랑이의 입을 철저하게 진압(鎭壓)하게 된 것이다.  


   
현재 할아버지 당산(사진 가운데)과 아들(사진 왼쪽) 및 며느리(사진 오른쪽) 당산.
80년대 초, 트럭의 사고로 당산의 격이 낮아져
향교 입구의 할아버지 당산은 1980년대 초 트럭에 받혀 두 동강이 나서 새로 돌 당산을 인공신체로 다듬어 원위치에서 동남쪽으로 160m쯤 이동한 군수 관사 옆에 세웠다. 아들 당산은 할아버지 당산 옆에 작은 자연석의 입석이다. 당제는 정월 초사흗날 밤에 지냈다. 할아버지 당산의 남쪽 면에는 ‘鎭北華表’라는 명문의 음각을 세워 고창의 북쪽의 기운을 누르는 비석임을 알려주고 있다. 고창 오거리당산 중 하거리와 중거리 및 중리(중앙) 당산의 명문은 서쪽에 음각되어 있다. 할아버지 당산의 높이는 230cm, 아들 당산은 할아버지 당산의 서쪽에 있는 자연입석으로 68cm, 며느리 당산은 할아버지 당산의 동쪽에 있는 32cm 크기의 자연입석이다. 부러진 할아버지 당산은 향교에서 군수 관사 옆으로 옮기면서 아들 당산이 되고, 아들 당산은 며느리 당산으로 격을 낮추어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할머니 당산은 새로 가족당산이 조성된 후에도, 고창고 성산학사에 부근 계속 살아 있어 할머니 당산의 격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인지 모르지만 할머니 당산이 사라지고 말았다. 따라서 현재 교촌리의 가족당산 중 할머니 당산은 없으며, 오거리당산 중 유일하게 할머니가 없는 가족당산이다. 할아버지 당산은 1984년 10월에 고창 오거리당산제 보존회에서 세웠다. 교촌리 당산의 할아버지 당산이 있었던 원위치는 고창향교 앞의 4개의 비석이 있는 자리다. 

   
이병열(고창문화연구회 사무국장)

이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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