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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성마을 주민 “마을, 이주시켜 달라”                            이강수 군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고창일반산업단지 이주 논란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15일(화) 13:19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지난 10일(목) 고수면 군민과의 대화에서, 취성마을 서제민 부위원장이 이강수 군수에게 고수산업단지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장면


이강수 군수는 지난 10일(목) 고수면을 시작으로 ‘군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고수면민에게는 30분의 시간이 배정됐지만, 고창일반산업단지와 관련해 취성마을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취성마을은 산업단지 안쪽에 들어가 있지만, 산업단지 부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단지가 취성마을을 감싸고 있는 꼴이다.

군민과의 대화 시간에 취성마을 최홍구 씨는 “취성마을을 이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25가구 중에 22가구가 마을이주 찬성도장을 찍었으며, 2가구는 서울에 있고, 1가구만 반대하고 있다. 

취성마을 주민인 서제민 부위원장(고창일반산업단지 대책위원회)은 “산업단지 선정이 과정에서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 전용도로를 만드는데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 조성비를 줄이기 위해 취성마을을 산업단지에서 뺀 것 아니냐”라고 질의했다.

취성마을 김기봉 어르신이 이강수 군수에게 “마을을 왜 그렇게 만드냐”고 고함을 치며 울분을 토하자, 공무원들의 손에 끌려나가기도 했다. 주민들은 답변을 마저 듣기 위해 관련공무원에게 항의하며 면사무소 정문에서 기다렸지만, 이강수 군수가 옆문으로 돌아가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한편, 지난달 25일(금) 고창일반산업단지 대책위원회가 ‘보상가가 책정된 근거자료’를 요구했고, 행정에서는 “지난 4일까지 전달하겠다”고 답변했지만, 현재까지 자료는 전달되지 않고 있다.

   
<두번째, 세번째 사진> 취성마을 김기봉 어른신이 군민과의 대화 도중 맨 앞자리에 앉아 이강수 군수에게 마을이주 건을 큰소리로 따지자 관련 공무원들이 어른신을 행사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이강수 군수와 취성마을 주민이 ‘군민과의 대화’에서 질의·응답한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했다.

<서제민> 산업단지 선정이 과정부터 잘못된 거 아니냐

<이강수> 좀더 많은 의견을 듣도록 좀더 노력을 했으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본다. 그런데 일을 추진하면서 모든 의견을 다 수렴하다 보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산업단지는 늦게 진행되면 경쟁력이 없게 되는 그런 어려운 점이 있다. 시간을 갖고 의견수렴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드린다. 그렇지만 이 자리부터라도 서로 노력하고, 대화하고, 좋은 안을 찾는 방향으로 일해 나간다면, 결국은 고창 발전, 고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한 대화가 안 됐고, 군에서 뭐하는 지도 모르게 부지를 선정했다 하시는데, 우리도 고민 많이 했다. 산업단지는 분양을 해야 하고, 분양 하려면 기업이 매력을 느껴야 한다. 매력을 느끼는 첫 번째는 교통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접근했을 때, 고창의 관문이 남고창나들목 인근에 산업단지 가능한 지역이 어디냐,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곳이 어디냐야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

<서제민> 조성비를 적게 들이기 위해 취성마을을 부지에서 뺀 것 아니냐.

<이강수> 그렇지 않다. 취성마을을 나 자신부터 산업단지 내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주민들한테 많은 의견을 들어보라고 했다. 당시 주민들이 동의를 다 하지 않았다. 진행은 빨리 해야 되겠고, 무한정 끌고 갈 수가 없었다. 동의를 하지 않는데, 억지로 옮기기엔 물리적으로 너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다. 그래서 취성마을 환경을 쾌적하게 해주면서 진행하는 방법이 뭐냐, 그것을 찾다보니까 지금 같은 계획이 세워진 것이다.

<최홍구> 마을주민이 산업단지를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취성마을을 이주시켜 주고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

<이강수> 지금도 100% 다 이전해달라가 아니다. 지금 이전해 달라 하는 이야기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전하겠다고 하면 산업단지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다시 하라는 얘기는 결국 산업단지 못 한다 라는 말밖에 안 된다. 그런데 계속 이전해달라고 하니까 저희가 참 답답하다. 현재로써는 취성마을 이주시킬 수 없다.

<최홍구> 산업단지 조성하기 전에 취성마을에 와서 공청회 했느냐, 얘기도 제대로 안 들어본 것 아니냐.

<이강수> 항상 꼭 이런 말씀을 한다. 처음 설명회를 할 때는 참여도 안 하고 이야기도 안 하다가, 나중에 와선 설명회도 안했다, 그런 말씀을 하는데, 설명회를 안 했을 리가 없다.

<마을주민> 군수 가서 살아보라고 해도 못 산다고 할 거다.

<이강수> 현실적으로 이주는 불가능하다. 취성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근린공간과 녹지공간을 배치했다.

<마을주민> 녹지공간을 떠나서, 사람이 살라고 하는 짓 아닌가. 사람을 죽여가면서 하면 되겠나.

<이강수> (웃으며)돌아가시지는 않게 하겠다.

<마을주민> 죽기까지야 하겠나. 하지만 사는 동안 얼마나 애로가 많겠나. 앞으로 연구를 해서 마을을 이주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

<이강수> 마을 이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내가 꼭 이렇게 약속드리겠다. 산업단지가 어느 정도 분양이 되고, 근래에 포화상태가 된다고 판단되면, 산업단지 확장을 해야 할 테고, 그때 취성마을을 우선 옮겨드리겠다. 하지만 지금은 못 한다. 같이 노력해서 빨리 분양되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서제민>
전용도로도 취성마을을 관통한다. 전용도로 계획 세우면서 주민들을 많이 속였다. 전용도로만이라도 다른 곳으로 나게 해 달라. 

<이강수> 전용도로는 전체적으로 국비사업이다. 군이 필요하다고 해서 요청하지만, 관할청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다. 군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토관리청이라는 교통전문가의 판단도 있다. 군이 요구한다고 모두 다 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런 과정이 있으니까 주민들을 속인다는 그런 말씀이 나오는 것 같다. 도로 내는데 주민을 왜 속이겠나. 지금이라도 주민의견 수렴해서 관리청하고 다시 토의를 하겠다. 하지만 100% 다 받아주지는 않는다. 관리청이 참조는 하겠지만, 관리청이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는, 그런 고창을 만들어야 한다. 산업단지는 그 일환이다. 일하는 젊은이들이 와야 하고 활기찬 고수, 활기찬 고창이 돼야 한다. 일자리를 만드는데 전념할 테고, 그럴려면 기업이 들어와야 한다. 좀 불편하더라고 이해해 주고, 도와주기 바란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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