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와운(參禪臥雲)! 부처님의 진리를 천오백년이나 간수해온 미륵현신의 터전 조계종 24교구 본산 선운사의 본맥을 지켜낸 상도솔은 신라 진흥왕의 말년 수도처 미륵3존의 바위를 깨고 나온 미륵 하생 신앙을 배경으로 창건된 욕계육천(欲界六天)의 넷째하늘로 미륵보살의 정토(淨土)인 내원궁(內院宮)이 모셔진 곳 365계단의 가파른 돌계단 위 바위에 아스라이 걸쳐진 전각 정면3칸 측면2칸의 초라한 맛배지붕의 모습이지만 천정은 천상의 삼십삼천(三十三天)을 연계한다는 십장생이 정밀하게 목각되고 화려한 단청으로 치장하고 있다. 내원궁은 미륵보살이 도솔천(兜率天)에서 수행과 교화를 펼치면서 머무른 곳. 이곳 내원에는 미륵보살이 장차 부처님이 되어 세상을 제도할 때를 기다리며 머무르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현판대로 되려면 미륵이 모셔져야 할 텐데 지장보살이 봉안되고 있다. 그러나 지장의 3장중 천장(天藏)보살을 모시고 있는 것이다. 본래는 미륵을 모신 도솔암이었는데 중창 시에 지장상을 모시고 있으면서도 현판만을 옛그대로 이어와 혼선을 빗고 있다. 선운사는 지장신앙의 중심도량으로 이곳에 모셔진 두 지장상은 세계미술걸작집에 수록된 세계적 명품으로 더욱 유명하다. 일만 필의 말들이 뛰어오르는 형상으로 뭇 신하들이 임금과 함께 잔치를 베푼다는 신선암(神仙岩)으로 알려져 달빛 교교한 풍미를 감상시키는 만월대(滿月台)를 두고 호남의 내금강으로 숨겨진 풍취를 장관하고 있지 않은가!
※주: 진흥왕의 말년 수도처: 선운사 경내에 있는 열석굴(裂石窟), 진흥굴(眞興窟)의 설화(說話)는 당시의 시대상황으로 믿기지 않는 내용이지만 사지(寺誌)에 게재되어 있어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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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화(고창지역학연구소장) |
고창문화원장을 역임한 이기화 소장이 고창의 지명과 관련된 향토서사시를 격주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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