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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온다!’ 우리가 잃어버린 소리의 그늘, 염전
이대건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19일(화) 16:08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소금이 온다》
도토리 기획, 백남호 그림
보리 출판사 / 2003년 출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어요.
“뭍이면서 물이고 물이면서 뭍인, 겹침공간 염전. 겹쳐 있다는 것은 이편이기도 저편이기도, 혹은 아무 편도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 ‘폐(閉)’는 진즉 예정된 것인가. 뭍에서 물로 염전의 물거울 표면을 파르르 흔들며 부는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려, 뙤약볕 아래 늙은 염부들이 은빛 거울 속으로 첨벙 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다시 뭍의 세계로 나올 수 있을까? 폐염전 한 귀퉁이에서 훅훅 거친 숨을 터뜨리는, 아직은 ‘살(殺)’이 아닌 산 풍경을 그린 책이다.”

‘물이면서 뭍인 ‘겹침공간’ 염전의 산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소금이 일어나는 물거울 염전(유종인 글·눌와)』의 짧은 서평글, <경향신문> 작년 3월 3일 자에 내놓은 글입니다. 해리면과 심원면에 걸친 삼양염전의 풍경을 그려본 것이에요. 책마을(해리면 나성리는 필자의 고향마을이며, 폐교된 나성초등학교를 인수해 인근 마을과 더불어 새롭게 ‘책마을’로 가꾸어가고 있다―편집자 주) 가는 길은 늘 한편엔 바다 한편엔 뭍이에요. 그 길에 그 염전이 있습니다. 해방 전에는 조선의 3대 염전이었다지요. 80만평이었다고도 하고, 어떤 어른들은 100만평이었다고도 해요. 그런데 지금은 한켠은 돋우어서 ‘그린’이 되었고, 한켠은 갈대밭 습지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폐염전이 돼가는 것이에요. 그렇지만 볕 좋은 날 그곳에 가면, 훅훅 밭은 숨을 뱉으며 대패질하는 염부들을 만날 수 있어요. 아직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기도 해요. 대패질 몇 차례에 슬슬 일어나는 소금 결정, 물과 뭍, 하늘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장관이지요.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그림책 『소금이 온다』를 읽어보세요. 소금 이야기가 고스란해요. 소금농사에 쓰이는 농기구며 언어들 또한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일본 원전 사고 탓에 난데없는 소금 ‘사태’가 벌어졌대요. 소매 값이 세 배 가까이 올랐다니, 갑작스런 환대지요.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이야기 한 자락, 70년 넘게 쌓아온 그 이야기들이 궁금하거든 그 염전에 가보세요. 거기서 이야기책 스무 권, 그림책 서른 권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보물찾기하듯 한번 찾아보세요.

이대건(도서출판 나무늘보 대표)  

이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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