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은 고창오거리당산제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지난 14일(목) 밝혔다. 고창오거리당산은 마을의 안녕을 비는 민간신앙과 마을의 허한 부분을 메우는 비보(裨補)풍수가 결합된 고창만의 독특한 당산이다. 조선후기인 1790년 고창에 큰 홍수가 나서, 교촌리와 상거리 당산만 남고, 중리·중거리·하거리 당산은 쓸려갔으며, 1803년에 고창아전들이 다시 당산을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창오거리당산은 고창읍 동서남북 방향의 상거리·하거리·중거리·교촌리 당산과 중앙의 중리당산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각각의 당산의 기본은 할아버지·할머니·아들·며느리의 가족 당산으로 이뤄져 있다. 근대로 접어들면서 당목(堂木)은 거의 사라지고 자연석 당산과 조형석 당간(堂竿)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1969년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14호로 지정돼 있다.
오거리당산의 당제는 상거리·하거리가 정월초하룻날, 교촌리와 중리가 정월초사흗날, 중거리가 정월대보름날 지났으나, 올해부터는 정월대보름날 당제를 중리당산에서 지내고 있다. 오거리당산제는 일제침략기를 거치면서 명맥이 끊길 위기도 있었으나, 1981년 고창주민들이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회장 설태종)를 구성해 전통문화를 전승·보존해오고 있고, 지난 2007년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고창군은 “오거리당산제는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이 함께 잘 보존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전통문화 계승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역사성·예술성·독창성이 뛰어나 세계유산에 등재될 만하다”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술용역에는 향토사학자·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조선후기 고창사회와 오거리당산의 지리학·한국철학·민속학·금석학 및 현지조사 등을 통해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9월경 학술발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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