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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귀농인이 아니라 정착인이라고 해야죠
심원면 정동마을 장명욱 씨
김동환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26일(화)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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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병환을 돌봐드리다가…

심원면 만돌리에 우물이 많아서, 사람들이 모이고 마을이 생겼다는 정동마을에서 귀농10년차인 장명욱 씨를 만났습니다.
이제는 ‘귀농인’이라고 불리기도 쑥스럽다고 ‘정착인’이라고 불려야한데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로 진학한 후에는 계속 서울생활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2년에 고향으로 내려오게 됐답니다. 도시생활을 접고 농사를 지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아버지의 병환을 돌보며 고창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몇 개월을 하다가 결국 정리하고 완전히 내려와서 농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 귀농의 이유랍니다.
심원면은 고창의 타 면 보다 바다일로 인한 소득이 많은 면지역입니다.  “바닷가 마을이라서 바다일이 많아요. 바다일로 수입이 많죠. 농사 때 하고 바다 때 하고 맞지 않아서, 마을 분들 대부분 농사도 작게 하시고 품앗이도 거의 없어졌죠. 바다일 나가면 하루에 십만원도 버시죠. 한 달이면 꽤 되죠. 그래도 쓰는 건 없으세요. 자식들 주죠. 그렇게 일 년 내내 벌어놓으면 자식들이 싹 가져가 버리는 거 보면 안타깝기도 하죠.”

젊을 때 열심히 해서 기반을 잡아놔야죠
장명욱 씨는 귀농한 분들 중에는 농사를 많이 짓습니다. 논농사만 70마지기에다, 고추는 하우스에서 700평, 복분자도 2,000평 그밖에 참깨, 고구마를 하우스로 재배해서 밭작물은 상당부분 직거래로 팔고 있습니다. 논농사는 전체 재배면적을 친환경재배로 무농약 인증을 받았고요. 심원면 작목반 총무일도 맡아 하고 있습니다 “심원면은 한 마지기가 150평이죠. 농사가 많다보니 남의 기계를 이용하다보면 필요할 때 못쓰니까 일이 자꾸 늘어져요. 그래서 기계를 다 갖추었어요. 벼농사는 못자리 할 때만 품앗이를 하고 대부분은 혼자서 할 수 있죠. 복분자나 고추는 딸 때 혼자서 못하니까 인부를 얻어서 해요. 고추는 전남 영광 분들을 하루 인건비로 4~5만원 드리고, 복분자는 정읍 분들을 쓰는데 6~7만원 들죠. 고추는 하우스로 재배하는데 9번 정도 따요. 병충해 피해는 아직 해결 못했어요. 벼는 친환경으로 하는데 우선 정부 보조가 있으니까 수익 면에서 좋은 데, 올해 보조금이 많이 줄었어요. 언젠가는 아예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농가 자체적으로 농자재를 만들어 쓸 수 있어야 되죠. 농자재를 다 사다 쓰니까 업체만 장사 시켜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이런 방향으로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어요”

소득은 60%정도 되는 것 같아요
농사면적도 많고 논은 이모작으로 하고 직거래로 판매도 하니 수입이 적지 않습니다. 한 해에 조수입으로 1억 정도 된다하네요. “그래도 농사비용 빼면 한 60%정도가 실제 소득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도 농기계며 농지 구입하느라 빌린 많은 돈의 이자며 원금 갚아나가야 하죠.” 비싼 농기계는 감가상각비까지 감안해야 하니까, 부지런하게 노력한 거에 비하면 너무도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농사를 더 늘리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 또 자본이 필요하니까 빚도 늘어나겠죠. 이것이 우리 농촌의 현실 같아서 씁쓸해집니다. “아직까지는 몸이 다치거나 아픈 데는 없으니까 지금 더 열심히 벌어서 기반을 잡아놔야 50대가 넘어서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잖아요. 아이들 때문에라도 지출이 많아질 때를 대비해야지요. 지금은 젊으니까 못하는 일이 없잖아요. 나이 들면 못하는 일이 많아질 테니 지금 바짝 일을 해 놔야죠. 미리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준비 해놔야지 닥쳐서 하면 늦어지겠죠”   

처음엔 봉사하는 마음이었지만…
장명욱 씨는 심원면 친환경 벼 작목반 총무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같이 친환경하자고 권유하느라 봉사하는 마음으로 총무 일을 했었어요. 하지만 이제 와서는 그 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예요. 회원님들 덕분에 작목반도 유지되고 좋은 조건으로 계약재배를 할 수 있고요. 이제는 제가 큰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는 거죠”

   

김동환 시민기자

인터뷰 하던 날도 농업인상담소에서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강소농 농업경영체 등록신청을 하느라 분주했습니다. 거름을 얻을 수 있는 축산까지도 해 보고 싶어 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바쁘고 힘들어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힘든 일은 하기 싫어하면서 바라는 것만 많은 귀농인들이 혹시 있다면 장명욱 씨는 좋은 선생님이겠다 싶습니다. 부디 몸 다치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보람들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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