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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수) 정읍에 소재한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김영석 이사장(기념재단)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창군에서는 이강수 군수(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가 참여했다. |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김영석, 이하 기념재단)이 ‘동학기념일’ 제정을 올해 안에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발표 후 동학농민혁명유족회, 고창, 정읍 등 관련 지역과 단체들은 부분적인 이견을 개진하지만,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논란 속에 결론짓지 못했던 ‘기념일 제정’ 문제를 기념재단이 큰 잡음없이 올 년말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처음 드러난, ‘기념일 제정’ 추진 계획 기념일 제정의 권한과 책임이 있는 기념재단은 지난 20일(수) 정읍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동학농민혁명기념일제정을 위한 전국기념사업단체대표자 회의(이하 전국대표자회의)’를 개최하며, ‘기념일 제정’ 추진 계획을 설명한 뒤, 참석한 대표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날 김영석 이사장(기념재단)은 “동학농민혁명정신을 계승·발전시키며, 오랫동안 지역적 갈등과 분란을 초래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을 국가적인 기념일로 제정하려고 한다”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이용이 사무처장(기념재단)은 “전국 기념사업단체들의 뜻을 모아,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에 따라 객관적으로 진행하겠다. 5월 중에 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9월경 서울에서 공청회를 갖고 일주일 뒤 기념일을 확정한 후, 11월까지 국무회의 의결로 기념일을 확정할 계획이다”라고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각 지역별 기념사업회가 추천하는 학계전문가 25명 이내, 동학농민혁명유족회 2명(회장, 사무총장), 기념재단 2명(사무처장, 연구조사부장), 기념재단 추천인사 3명(변호사, 언론계, 문화예술계)으로 전체 30명 이내에서 구성해, 활동기한은 올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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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재단의‘동학기념일’ 추진 계획을 듣고 난 뒤, 유윤근 사무국장(동학혁명계승사업회) 등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념재단의 추진계획을 듣고난 뒤, 완주, 광주·전남, 전주 등 일부 지역대표들은 ‘학계전문가 보다 전국 25개 기념사업회 대표들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자’, ‘이미 충분하게 논의됐고, 오는 25일 서울에서 선양대회도 잡혀있다. 새삼스럽게 왜 이 시점에, 이런 논의를 시작하나’, ‘지역에 근거한 편협한 주장은 부끄러운 일이다. 기념재단이 제안한 내용을 수긍하고, 동참하자’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기념일 제정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학농민혁명유족회와 고창, 정읍 관계자들은 기념재단의 계획에 대해 큰 틀에서는 수긍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입장을 달리했다. 기념일 제정이 표류하고 있다며 강하게 촉구해 온 동학농민혁명유족회 관계자는, 21일(목) 전화통화에서, “그간 논의를 통해 이미 무장기포일인 4월 25일로 합의가 된 상황인데, 새삼스럽게 기념일제정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다시 처음부터 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불만이다. 하지만, 이왕 재단에서 금년 말까지 기념일 제정을 추진하겠다니, 계획대로 밀고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간 2004년 기념일 제정과 관련된 3차례 토론회 등을 통해, 동학을 전공한 학계전문가 다수가 고창의 ‘무장기포일(4월 25일)’을 지지하는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기념재단이 ‘각 지역 기념사업회가 추천하는 학계전문가 25명 내외’로 구성하겠다는 제안은, 정읍 쪽이 주장하는 ‘황토현 전승일(5월 11일)’ 입장에서는 마냥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미 지난 논의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던 일이지만, 기념재단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다면 (지난 논의를) 덮고, 향후 (기념일제정추진위에서) ‘기념일’이 무장기포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정읍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관계자는 “(동학기념일 제정 문제가 고창·정읍간 지역 갈등으로 비춰질 경우, 동학혁명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여) 대승적 차원에서, (기념재단의 추진계획을 문제제기하지 않고) 수긍하기로 했다. 우리로서는 (숫적 열세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 결정을 따르기로 오늘(21일) 저녁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당일 제기된 의견들을 수렴해 조만간 개최될 운영위원회에서 다시 검토는 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원안대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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