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산 농협은 ‘선운산 복분자 한우’라는 차별화된 고창한우브랜드를 만들겠다며 관내 한우 농가들에게 T.M.F(발효사료) 공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동선 상임이사를 비롯한 선운산 농협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 공음지점과 고창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한우사육농가를 대상으로 T.M.F사료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 설명회에 따르면 선운산 농협에서 T.M.F사료공장을 건립해 관내 한우농가들에게 복분자가 첨가된 사료를 공급하는 것이 아닌, 정읍에서 T.M.F 사료를 생산하는 (주)서해의 사료를 들여와 관내 농가들에게 독점납품하는 방식이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설명회 내내 자사사료의 특성과 T.M.F사료를 먹여 키운 소의 장점만 설명할 뿐, 복분자를 사료에 어떻게 이용하고, 복분자 성분이 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 차별화된 복분자 한우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박동선 상임이사에게 “사료에 복분자 성분이 들어가지 않냐”고 묻자, “선운산 복분자 한우는 브랜드 명칭일 뿐이다. 현재로선 사료에 복분자 성분을 넣을 계획은 없다. 필요하다면 복분자 가공사업소에서 나오는 복분자 부산물을 이용해 사료를 만들 수도 있다. 복분자 첨가문제는 추후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주)서해 관계자들은 “비싼 복분자를 첨가해 사료를 만들 수 없을 뿐더러, 다른 지역에도 이 사료를 같이 공급하기 때문에 고창농가만을 위한 사료를 분리해 생산하기는 어렵다. 또 사료에 약간의 복분자 성분을 넣는다 해도 소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현재로선 복분자 첨가사료를 별도로 생산할 계획은 없다”라고 전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축산인은 “현재 참예우브랜드 시스템에 맞춰 사육하고 있는데, 시스템을 바꿔 사육한다면 출하시기에 ‘선운산 복분자 한우’ 브랜드로 출하할 수 있느냐”고 묻자, (주)서해 관계자는 “소비자가 인정하는 브랜드로 출시하기 위해선 3만두 이상의 소들이 필요한데 현재 고창에서 사육하고 있는 한우를 모두 합해도 3만두 이상이 안 된다. 때문에 고창만의 한우브랜드 출시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결국, 선운산 농협에서 추진하려는 ‘복분자 한우’ 브랜드 사업은, 자칫 복분자 없는 ‘복분자 한우’가 될 소지가 크며, 고창만의 독자브랜드화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애꿎은 농가만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복분자가 첨가된 사료로 키우지 않고 ‘복분자 한우’란 명칭을 썼을 때는, 소비자들에게 복분자를 먹여 키운 한우로 인식될 우려가 있어 자칫 소비자를 속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고창에서 생산되는 다른 복분자 가공품들까지도 소비자들에게 안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어, 복분자란 명칭을 쓸 경우 명칭에 걸맞게 브랜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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