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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 축산업 허가제의 실상을 바라보며
김투호 기자 / 입력 : 2011년 05월 17일(화) 12:5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충격이 워낙 크다보니 정부가 바빠졌다. 최근 발표된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과 축산업선진화’ 방안에 대한 세부내용을 보고, 우려스런 마음에 축산인의 한 사람으로서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한다.

‘축산업 허가제’가 선진축산업으로 가기 위한 필연적 수순이긴 하더라도, 더 중요하게 선행되어야 할 것은 축산의 적정 규모와 사육환경, 방역 등 모든 것이 체계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구축이 선결되는 것을 축산인들은 바라고 있고, 이렇게 되려면 절대적으로 축산인에 대한 배려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허가제 시행방안을 보면 축산인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향후 국회입법 과정에서 심의를 거쳐 세부적으로 보완되기를 갈망해보나, 지금의 시행 안으로는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로 첫째, FTA 체결로 인하여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 IT제품을 판매한 막대한 세수는 어디에 쓰는가.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일차산업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는 천리(天理)와 같은 이치를 모른 채, 일부 백신 값을 농가에 부담시키고 여러 항목에서 농가의 숨통을 조이는 이런 졸속한 시행 안을 보고 있으면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축사의 밀도에 따라 마리 수 제한을 둔다면 남은 마리 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축사를 증축해서라도 키울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한가? 모든 여건이 증축도 쉽게 할 수 없는, 법적으로 많은 제약요소가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셋째, 보상금에 대해서도 축산인을 배려한 부분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원하는 축산인이 어디 있겠는가.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으로 전염이 되었는지 전염경로도 정확히 파악 못하고 오락가락 추측성으로 일관했던 정부가 축산인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직원들이 몇 개월씩 숙식해가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던 종축개량시험장도 방역망이 뚫려, 실패한 것을 두고 당국자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종축시험장마저 방역에 뚫린 마당에 축산인인들 무슨 수로 막겠는가. 전염경로가 공중과 지상 가릴 것 없이 마구잡이로 전염되는 천재(天災)를, 축산인에게 책임전가 하려는 후안무치한 시행 방안은 재검토 되어야 할 것이다.

불을 보듯 큰 피해가 예상되는 EU와의 FTA 국회비준안 통과를 지켜보는 축산인으로서 정부와 당국자에게 당부하고 싶다. 축산업이 처해있는 작금의 현실과 앞으로의 축산을 생각하고 축산인을 배려한다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축산허가제 시행 안은 미래의 축산업에 희망을 담보할 수 있는 안으로 새롭게 마련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축산 정책의 신뢰와 축산인에게 믿음을 주는 정책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바이다.

김투호(부안면)

김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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