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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고창여성농업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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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대학생들은 미친 등록금 문제로 학교에서 거리로 나오고 있다. 진리를 탐구하는 사회의 요람, 낭만과 자유가 넘치던 대학은 온데간데 없고, 오늘날 다른 것도 아닌 등록금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생존권의 문제가 되었다.
그 무게를 참다 이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이런 현실을 보며, 지금 우리 어른들이 젊은 세대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고, 학생들의 처지가 정말 안쓰럽다.
어디 대학생 뿐인가! 자녀들 뒷바라지하는 부모들의 고통도 더하면 더하지 마찬가지이다. 농사 지어 대학 가르치려면 등골이 휜다는 말이 나에겐 먼 일처럼 감이 안 오더니, 막상 딸아이가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으니 코앞에 닥친 걱정거리다. 시골 살면서 도시와의 교육격차도 한참이나 커 제대로 잠재력을 못 키워준 것 같아 미안한데, 공부하고 싶어 대학을 간다는데 부모로서 도리는 해야 할 것 같고….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에 방도 마련해줘야 하니, 지방의 부모들이 감당해야할 무게는 도시에비해 몇 배나 더 크다. 공부를 특별하게 잘해 기숙사나 장학숙에 들어갈 수 있으면 조금 나으련만, 사교육 하나 안 시켜주며 공부를 잘하라고만 할 수도 없는 법이다.
이미 대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주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시서 하숙은 엄두도 못 내고 자취생활을 위해 원룸이라도 하나 얻어주려면 5000만원은 가져야 손바닥만한 전세방을 얻어줄 수 있다고 한다. 그것도 요즘은 전세가 잘 없고 월 40~50만원씩이나 하는 월세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달달이 생활비도 있어야 하고, 학기마다 등록금에 교재비에, 대학생 한 명당 최소 1억 이상은 가져야 한다.
웬만한 농사지어서는 감당이 안 되니 말 그대로 뼈빠지게 일한다. 또한 학업에 매진해야할 학생들도, 한 집에 둘이 대학을 다니게 되면 한명은 휴학을 하거나 군대를 가야 되고, 학기 중이나 방학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에 매달려 학비를 보태야만 하는 실정이다.
그렇게 힘들게 졸업을 해도 취직이 잘 안되어 또 걱정이다. 그러면 공무원 시험이나 교사 임용고시 등 취직준비하는 학원 경비까지 대주다보면, 30가까이 될 때까지 뒷바라지 하느라 정신없는 분들도 있다. 그러다 부모 곁으로 내려오려 하면 무슨 큰 죄라도 지은 양 구설수에 오르내리기 쉽다.
대학을 안 나와도 차별받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좋으련만 우리 사회의 현실은 너무나 멀기만 하다. 어디서부터 손써야할지 모르게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현실이 개탄스럽다. 그래도 이참에 정부는 이미 온 국민의 고통이 되어버린 대학등록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농촌지역의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확충에도 신경 좀 썼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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