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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명사십리 해안 갯벌과 사구
이병열 기자 / 입력 : 2011년 06월 27일(월) 16:09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이병열 
(고창문화연구회 사무국장)

지난 봄 친구 녀석은 다짜고짜 자기의 차에 나를 태우고 해리를 향해 달렸다. 그는 나에게 고창 명사십리의 넓은 갯벌과 동호리의 해송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솔직히 난 고창에 내려 온 뒤 그곳을 처음 간 것이다.

그는 드라이브를 하면서 명사십리를 따라 개설된 도로를 달리면서 한 마디 건넨다. “어이 이박사! 이 사구 참 아름답지 않나?” “아름답긴 한데, 이 잘 포장된 도로가 사구를 버렸군.” “자네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가?” “당연하지 않나? 그래도 명색이 지리학자 아닌가.”

친구가 안내하면서 달린 도로는 해안사구 위에 건설됐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당신들도 차를 타고 편하게 달리면서, 이 멋진 자연을 이렇게 쉽게 감상할 수 있는데, 뭐가 그리 못마땅하여 수백억원을 들여 건설한 이 도로를 욕하십니까?”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조금의 인간 편리를 위한 시설이 고창의 걸작인 해안사구를 파괴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명사십리의 해안사구는 바다 모래를 바람이 날려 만든 것
해안사구는 해류나 하천에서 운반된 모래가 파랑(波浪)으로 밀려 올려지고, 그곳에서 바람에 날려 내륙 쪽으로 이동하면서 낮은 구릉모양으로 쌓여 형성된 지형을 말한다. 파랑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는 각종 사초(砂草)가 정착해, 사방에서 날려오는 모래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구의 성장을 돕는다.
사구가 성장을 하면 해송과 같은 수목이 들어선다. 침엽수 뒤 저지대는 논이나 밭 등으로 이용된다. 해안사구의 높이는 대체로 수 미터에서 수십 미터에 이른다. 사구가 형성되기 쉬운 조건으로는 모래의 공급이 많아야 하며, 또한 모래의 이동도 쉬워야 한다. 모래의 이동이 쉬운 곳은 강풍이 탁월하고, 모래가 건조해 있으며, 식물피복(植物被覆)이 적어야 한다. 그리고 해안지형의 기복이 적어야 하며, 모래를 퇴적시키는데 편리한 장애물이 있어야 한다.

고창해안은 북서계절풍이 겨울철에 탁월해 큰 해안사구가 발달하였다. 해안사구는 폭풍이나 해일로부터 해안을 보호하고, 해안과 내륙의 생태계를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사구는 물 저장과 정수 능력 또한 탁월하다. 두꺼운 모래층이 해수와 담수를 밀도 차에 따라 분리하면서 모래에 의해 정화된 깨끗한 물을 지하수로 저장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갈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명사십리 일대 사구 곳곳에는 습지가 있다.


고정된 피복식물의 파괴는 생태환경의 단절
그러나 고정된 해안사구의 식물피복이 파괴되면 모래가 바람에 의해 침식·제거 되어버린다. 즉 고창군에서 잘 포장하여 만든 도로는 결국 해안사구가 발달할 수 없게 만든다. 사구 위에 도로를 만들면 모래는 도로 위에 쌓이나, 식물의 피복이 아닌 아스팔트의 피복이기 때문에 모래를 붙잡지 못한다. 결국 도로 위의 모래는 바람이나 비가 오면 쓸려 나가 버리고 만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명사십리의 해안사구는 점점 사라지고 말 것이다. 또한 해안도로는 해안과 육지의 생태환경단절을 가져 온다. 고창의 명사십리 해안사구는 6~7km에 이르며, 남쪽 끝에는 구시포해수욕장이, 북쪽 끝에는 동호해수욕장이 있다. 아직은 개발이 덜 되어 자연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나, 위와 같이 도로를 건설하고 사구에 음식점과 숙박업소와 같은 관광시설을 만들기 시작하면, 고창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자연관광상품을 잃게 된다.


현대관광의 키워드는 인공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
현대관광은 좋은 유흥시설이나 숙박이 아닌 자연 그대로를 보고 느끼고 만지는 것이다. 서울이나 일본에서 온 친구들이 고창에서 감동을 받고 가는 것은 멋진 인공시설이 아니라 명사십리의 넓은 갯벌이나 삼양사의 염전, 그리고 곳곳에 널려 있는 고인돌과 같은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곰소만의 고창갯벌이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 고창군은 갯벌과 더불어 명사십리의 사구도 체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특히 명사십리에서 과도하게 조개만 채취하고 가는 외지인들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이들의 무분별한 조개 채취는 갯벌을 훼손한다. 본인의 생각은 할 수만 있다면 명사십리 해안사구 위의 포장도로를 걷어 내었으면 좋겠다.

이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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