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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공용주차장 부지 전경 (흥덕면 흥덕리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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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는 지난 6월 21일(화) 흥덕면에 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한 예산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사업은 흥덕면에서부터 논란이 터져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매입하는 부지가 전 군의원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물론, 주차장 부지가 전 군의원의 소유더라도, 주차장 조성과 부지 선정 등에 타당성이 확보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윤영식 의원)는 “흥덕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해 부지매입 예산을 편성하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업이라 할지라도, 흥덕면의 주차장 활용여건을 면밀히 검토해 부지 선정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조성비 대부분을 토지·건물보상액으로 편성하는 등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고창군청 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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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음식점과 전 군의원 소유의 3층 건물에 새 흥덕주차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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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주차장은 어떤 사업인가 흥덕면 흥덕리 일원에 차량 2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번 추경예산에는 3억5천만원이 통과됐는데, 이 예산은 전 군의원의 토지·건물을 매입하는데 사용하게 된다. 고창군청에 따르면, 토지 87평×평당 138만원=1억3159만원, 건물 108평(3층)×평당 197만원=2억1326만원, 합계 3억4485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사업비는 다음 추경이나 내년 본예산에서 마련해야 된다.
전 군의원 건물에 세들어 있는 미용실에 1282만원, 주점 2522만원, 다방 440만원의 보상금액이 책정돼 있으며, 주거이전비로 1500만원을 예상하고 있었다. 또한 옆 건물인 갈비음식점도 부지로 사용될 계획인데, 토지 50평×평당 151만원=7565만원, 건물 27평×평당 106만원=2865만원, 영업보상 1057만원, 주거이전비로 1500만원이 책정돼 있었다.
따라서 고창군청은 흥덕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보상비 합계 5억3216만원, 공사비 1억5천만원이 들어가 총 6억8216만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앞으로 3억3천여만원을 더 확보해야 된다. 건축업자 중에는 공사비가 1억5천만원보다 더 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예산은 어떻게 통과됐나 흥덕주차장 관련 예산은 올해 본예산에 상정됐지만 군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반대 7명, 찬성 2명으로 부결된 것이다. 그런데 6개월 뒤 추경에 또 상정됐다. 이번에도 논란은 있었지만, 아예 표결 없이 통과됐다.
여기서 논점은 다음과 같다 : ▲본예산 심의 때 부결된 안건을 6개월 뒤 다시 상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6개월 전에는 부결된 예산안이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이번에는 통과됐나? ▲표결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이번에는 전 군의원의 토지·건물 매입비만 통과됐다. 이번 추경에서 다른 비용이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차장 조성사업은 착공할 수가 없다.
여기서 논점은 다음과 같다 : ▲집행부가 전 군의원의 부지만 떼서 상정해야할 급박한 이유가 있는가? ▲전 군의원의 부지만 먼저 매입하는데 실익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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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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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이 필요한가 고창군청 담당자는 “흥덕터미널 부근에 주요 시설과 음식점이 몰려있기 때문에, 교통이 혼잡하고 주차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재 흥덕터미널 부근에는 주차장이 세 곳이 있다. 이번 흥덕주차장 부지 맞은편에 20여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터미널주차장)이 있고, 30미터 떨어진 곳에 40여대를 세울 수 있는 농협주차장이 있으며, 흥덕시장 뒤편에 35여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시장주차장)도 있다.
흥덕터미널 인근 주민은 “식사 시간에 잠깐 혼잡하기는 하지만,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다. 현재 있는 주차장도 비어 있는 시간이 태반이다. 당장 주차공간이 부족하지 않으므로, 더 시급하고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주차장이 꼭 필요한 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흥덕에 주차장이 하나 더 들어서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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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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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선정은 타당한가 현재 부지는 3층 건물을 허물어야 한다. 흥덕터미널 부근에서 3층이면 가장 높은 건물편에 속한다. 그런 건물을 허물어서 주차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창군청은 따르면, 차량 11대가 들어가는 전 군의원 부지에는 4억229만원의 보상금을 책정했지만, 9대를 세우는 갈빗집 부지에는 1억2987만원을 예상해 놓았다. 전 군의원 부지는 차량 1대당 보상금액이 3657만원, 갈빗집 부지는 1443만원이 필요해, 전 군의원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창군청 담당자는 “접근성을 우선으로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접근성이 좋을 수는 있다. 하지만 3층 건물이라 매입하는데 예산이 많이 들어가고, 접근성이 좋은 다른 부지도 많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우선 터미널주차장 옆에 있는 마트 부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접근성이 좋고 터미널주차장과 이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흥덕시장 앞에 있는 철물점 부지도 좋은 부지로 거론된다. 막혀 있는 시장을 트이게 하고, 군유지가 있어 철물점을 조금 뒤쪽으로 물리더라도 예산이 지금보다는 적게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터미널 인근 주민에 따르면 “현재 부지 매입에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지만, 그것은 여기 실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주차장은 지어야 하고, 땅과 집을 내놓는 사람이 없는데 어떡하란 말인가. 사업을 하지 말란 말인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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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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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주차장, 무엇이 문제인가 흥덕주민들 사이에서도 주차장이 필요한 지, 부지 선정이 제대로 됐는 지, 주차장에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게 아닌 지, 특혜가 아닌 지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있는데도, 고창군청은 전 군의원의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올해 본예산 심의에 올리더니, 부결되자 다시 6개월 뒤 추경에 상정해, 결국은 관철시켜냈다.
군의회는 본예산에서 표결로 부결시킨 것을, 군의회의 판단을 무시하고 집행부가 6개월만에 다시 올린 것을, 이번에는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켰다.
따라서, 이제 고창군청은 전 군의원의 부지를 매입하는 것이, 본예산에 상정하고 다시 추경에 상정할 만큼 꼭 필요하고 급박한 것인 지를 증명해야 하며, 고창군의회는 6개월만에 투표없이 통과시킨 정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이것만이 특혜 시비를 잠재울 수 있다. 만약 이것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흥덕주차장 조성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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