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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살이와 인문학 강의
고창인문학강의 이계삼 선생의 강의를 듣고
정일 기자 / 입력 : 2011년 07월 27일(수) 11:16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정 일
(전교조 고창지회장
고창고등학교 교사)

오랫동안 갈망하던 자리였다. 지역의 주민들이 모여 지역의 교육을 허심탄회하게 고민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지난 22일 금요일 8시 고창성당에 경남 밀양 밀성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이계삼 선생이 왔다. 지역공동체의 일꾼으로, 주간지 <한겨레21>의 필진으로, 일제고사 반대의 선두에 선 전교조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이라 그의 강의에 기대가 컸다. 밀양에서 오는 길이 고단하고 힘들었을텐데, 그의 강의는 차분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매맞고 침묵하는 법과 타인과 날 끊임없이 비교해대는 법,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까지 가르치는 학교 현장에 대한 아쉬움을 거침없이 토로하였다. 어른들의 욕망에 의해 헝클어진 학교교육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으며, 오히려 학교교육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지금, 그 끝이 보이고 있다며 이제 지역 교육의 거점을 마련하자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현재 교육의 시스템이나 제도를 바꾸는 일은 너무나 힘겨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 자체가 대안이 되고, 행복한 삶이 되도록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밀양에서 펼쳐지고 있는 작은 공동체 조합 ‘너른 마당’을 소개하였고, 그 속에서의 교류가 각자에게 부딪힌 육아 문제에서 먹을거리까지, 때로는 제도권에 대항하는 일제고사 반대 투쟁까지 어렵지 않게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말하였다. 지금 진보교육감들의 시도는 최악의 악행을 멈추게 하는 효과는 있을 테지만, 현재의 학벌 중시와 입시 경쟁 교육 풍토에서는 근본적인 개혁에 이를 수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고, 우리는 그 이후를 상상해야한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여러 지역교육공동체가 소개되었는데 원주 장일순 선생님의 마을학교나,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 경남의 간디학교 등의 사례는 앞으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사례임을 확인하였다. 무릇 어떤 대안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공부를 함께 모여서 할 수 있어야 하며, 먼저 시도한 다양한 사례들을 직접 찾아보고 서로의 의견을 끊임없이 나누며, 약간의 재정을 출연해서라도 모일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해야 일의 추진이 빨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강의 내용 중에는 우리나라가 따라 배우려는 영국의 신자유주의 교육의 실상과 미국의 일상생활도 함께 살필 수 있었는데, 그곳의 편안함과 풍요함 뒤에는 계층 간 깊어지는 갈등과 인간 의식의 비정상화, 비만과 성인병, 비판 의식의 결여가 나은 무기력한 삶이 자리 잡고 있음은 확인하였다.

이제 기득권층의 기득권을 한층 강화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현 교육의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 존재에 찍힌 가난과 열등의 낙인이, 부유함과 우월의 표지가 실은 별거 아님을, ‘나는 그저 나일 뿐’임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때서야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의 거대한 힘을 느껴 그 현실을 받아들이면, 그 현실은 나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지만,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진정 행복한 평민의 삶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하나씩 할 수 있는 만큼 시도한다면, 그 거대한 현실은 더 이상 나에게 현실이 아닐 것이다.

오는 7월 29일 금요일 8시에는 하승수 변호사가 온다고 한다. 일명 ‘풀뿌리 민주주의 지역자치의 전도사’라고 불리우는 그의 강의가 기다려진다.

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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