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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키운 아이> 칼라 모리스 지음, 이상희 옮김 그린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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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도서관은 어떤 공간인가요? 부모님 세대에게 도서관이 가진 의미와 지금 어린이·청소년에게 도서관이 주는 의미는 많이 다를 거예요. 부모님 세대에게 도서관은 책과 함께 뒹구는 ‘책의 공간’보다는 ‘스스로 공부하는’ 공간에 방점이 더 찍혔을 테니까요. 우리 세대, 특히 어린이들에게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 당장의 학과 공부보다는 세상을 배우는 좀 더 넓은 의미의 ‘공부 공간’이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도서관은 세상을 배우는 학교’라고 하기도 해요. 그 뜻을 좀 더 넓혀 익히면, 산들 바다, 꽃이며 새와 바람 모두를 통틀어, 세상은 그 자체로 도서관이기도 해요. 책은 구조상 우리에게 간접체험을 가능하게 하죠.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책이 담고 있는 그 어떤 것을 배우는 거죠.
직업·진로이야기 3탄은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물론 그 대표적인 직업이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이구요. 책과 도서관 공간에서 조금 더 다른 공간으로 시야를 넓혀볼까요? 온라인 공간에서 정보를 다루는 많은 사람들까지요. 우리가 도서관에서 늘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 바로 사서선생님들이에요. 제가 아는 도서관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책에 대한 길잡이지요. 물론 그 길잡이의 첫 걸음은 책을 잘 분류하고, 배치하고, 안내하는 물리적인 것이에요. 그 역할과 더불어, 친구와 싸운 어린이가 읽고 마음을 풀 책, 엄마한테 혼나고 속상한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책, 남자친구에게 고백하려할 때 용기를 주는 책, 이런 책들을 처방해주는 가장 아름다운 의사이기도 해요.
부모님들과 옥신각신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있으려는 ‘인터넷의 공간’에서, 정보를 가지런하게 다루는 사람들은 어떨까요? 인터넷을 흔히 ‘정보의 바다’라고 해요. 하이퍼링크(Hyper-link)라는 인류의 손꼽히는 발명으로 가능해진 것이에요. 세상의 모든 정보가 한 줄로 꿰어지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방대하게 연결된 정보의 세계는 한편으로는 거짓정보가 넘치는 쓰레기장이 되기도 해요. 그 정보들을 어떤 가지런한 기준으로 고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해요. ‘어떤’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그 ‘어떤’ 정보를 맞춤하게 서비스하는 컨설턴트예요.
오늘 함께 읽을 책은, 실제 미국 유타 주의 한 시립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지은 『도서관이 키운 아이』예요. 주인공 멜빈은 리빙스턴 공립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해요. 도서관은 멜빈에게 ‘호기심천국’이지요. 학교 연극발표 연습, 철자 맞히기 대회 준비, 야구카드 정리방법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되구요. 시간이 좀 더 흐른 어느 날이었어요. 그 시립도서관에 어떤 꼬마아이가 찾아왔어요. 곤충채집함을 든 스털링이라는 친구였죠. 그 아이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넨 사서 선생님이 있었어요. 바로 도서관에서 자란, 멜빈이었죠.
이대건(도서출판 나무늘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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