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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애향운동본부 전차포 사격장 관련 현수막이 내걸린지 하루만에 모두 철거됐다. |
‘전차포 사격장 고창이전 반대’의 입장을 담은 한 사회단체의 현수막이 설치된 지 단 하루만에 갑자기 철거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1일 고창군애향운동본부는 ‘전차포 사격장 고창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23일(토) 관내 곳곳에 반대하는 대형현수막을 관통도로와 고창으로 들어오는 주요길목인 IC 등에 내걸었다. 그런데 주말인 24일(일)에 갑자기 이 단체의 현수막이 모두 철거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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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단체의 전차포 사격장 관련 현수막은 지난달 27일경까지 그대로 붙어있었다. |
당시 군청 건설도시과에 문의한 결과 “도로를 가로질러 붙이는 현수막은 불법현수막이고, 허가도 받지 않았다. 더욱이 민원인이 당직실에 찾아와 ‘불법현수막을 방치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해 철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애향운동본부 관계자는 “전차포 사격장은 우리지역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시설이고, 사회단체에서 나서달라는 의회와 행정의 요구가 있어서 내건 것이다. 더욱이 사안이 중요하고 급박해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군민들의 의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건 것인데, 아무말도 없이 다음날 모두 철거해버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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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경부터 전차포 사격장 관련 현수막들이 지정게시판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
이후 현수막 철거 담당직원은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알리는 현수막도 불법으로 설치되면 철거하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정책을 반대하거나 사회적인 이슈를 담은 현수막은 허가가 어렵다. 이러한 현수막이 불법으로 설치되면 철거할 수밖에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올해 LH 분산배치를 요구하며 관내에 대거 나붙었던 현수막들의 경우도, 이번 전차포 관련 현수막처럼 대형 현수막들이 관통도로를 가로질러 설치됐었으며, 지정게시판 이외의 주요길목에 작은 현수막들이 무수하게 걸려있었다. 그러나 이 현수막들은 장기간동안 철거되지 않았었다.
이에 건설도시과장은 “그때는 도청에서 협조요청이 있었고 도내는 다 같이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월요일에 고창읍을 돌아본 결과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설치됐던 다른 단체의 전차포 사격장 고창이전 반대 현수막들은 27일(수)경까지 그대로 걸려 있었다.
또한 정부정책이나 사회적 이슈를 다룬 현수막은 허가되지 않는다는 당초 설명과는 달리 28일(목)경부터 ‘전차포 사격장 고창이전’을 반대하는 이 단체의 현수막이 지정게시판에 걸리기 시작했다.
이에 담당계장은 “LH관련 현수막은 전북도 전체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이고, 전차포 사격장 문제는 고창에만 국한되는 사안이다. 더욱이 사업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허가를 받지 않고 현수막을 내걸어 철거하게 됐다. 이후 허가를 내준 것은 무상급식이나 반값등록금 같은 정치적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설치신고가 들어와 허가를 해줬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LH 문제는 전북의 큰 현안이었기 때문에 불법현수막이었더라도 묵인했고, 전차포 사격장 문제는 우리지역에만 국한되는 작은 일이었기 때문에 불법현수막에 대해 단속했다는 이야기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허가받지 않은 현수막에 대해 제재를 해야 하는 행정의 입장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사안의 중요성을 바라보는 이해의 부족과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 하는 단속기준으로, 군민의 한목소리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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