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우유가격 현실화 조정을 위한 낙농가와 우유업체간의 원유협상이 나흘간의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최종 결렬됐다. 그러나 당시 예고됐던 우유대란은 소비자들의 불편을 감안해 낙농가들이 한시적으로 우유업체에 원유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최악의 위기는 넘겼다. (그렇지만 낙농협회가 향후 원유 값 협상은 각 우유업체들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정부가 농가와 업체간의 직접거래를 규제하고 있는 집유권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낙농가들이 우유업체들에게 공급하는 원유가격은 지난 3년전 한차례 인상 이후,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납품가격(리터당 704원)은 3년째 동결되어왔다.
때문에 이윤이 점점 감소하게되어 이제는 인건비는 고사하고, 적자운영으로 대출금 이자를 갚기에도 버거울 정도라고 한다. 이에 버티다 못한 낙농가들이 원유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며 지난 6월 2일부터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국적인 투쟁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낙농가들에 따르면 원유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현재 납품가격에 리터당 250원가량이 인상되어야 하며, 현재 요구하고 있는 179원은 농가들이 그나마 생산기반이라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한계선이라고 한다.
그러나 낙농가들의 이러한 어려움과는 달리 우유업체들은 81원까지밖에 인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지난 5일과 6일에는 전국낙농가들이 원유 납유를 거부했고, 9일 진행된 협상이 결렬되자 당일 집유된 원유를 모두 폐기하기에 이르렀다. 고창의 낙농가들도 이날 집유된 약 90여톤(89톤)에 이르는 원유를 신림 종돈사업장 액화비료자원화시설에 모두 폐기처분했다.
이렇듯 원유 공급차질로 인한 우유파동이 예상되자, 서울우유가 리터당 160원 인상한 가격에 조합원들의 원유를 공급받기로 합의하면서 한때 협상 전망이 밝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12일 진행된 협상에서 낙농가는 145원까지 우유업체는 130원까지 이견을 좁히기는 했지만, 가격 인상시기를 놓고 오는 16일부터 인상하자는 낙농업계의 의견과 내년 1월 1일부터 인상하자는 우유업계의 의견이 또다시 대립하면서 최종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고창낙농육우협회 김윤현 회장은 “사료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원유가격은 3년째 그대로다. 현재 납품가격으로는 생산비도 못 건지고 있은 실정이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낙농가들은 파산하게 된다. 오죽했으면 피 같은 원유를 버리기까지 했겠는가, 비록 소비자들의 불편을 감안해 원유공급 중단을 해제한 채 별다른 소득없이 협상이 결렬되어 허탈한 심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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