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보상가로는 다른 농토를 구할 수가 없다. 군청만 믿고 있다가 배신을 당한 꼴이다. 시세는 미흡하게 반영됐고, 부적절한 매매사례가 적용됐다. 결국 마을 인심만 이반되고 있다.”
고창일반산업단지 토지보상과 관련, 고창군청이 토지를 수용 및 사용하기 위해 전라북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함에 따라, 지난 8월 4일(목) 고창군수 명의로 수용재결에 따른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공고했다.
이에 토지주들은 지난 8월 19일(금)까지 의견서를 제출했다. 수용재결에 해당되는 토지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은 198명이다. 수용재결이 진행됨에 따라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재감정을 거쳐 보상금을 다시 산정해 통보를 하게 된다.
토지주들이 수용재결의 보상가격에도 불응하게 되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다시 보상가격 평가를 요구할 수 있으며, 최후의 방법으로 행정소송을 통해 보상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 고창군청은 수용재결 보상가격이 나오게 되면, 그 보상금을 공탁하고,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착공할 수 있게 된다.
토지주들이 보상가격에 불응한 이유 토지주들은 “고창군청을 믿었다가 배신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지주들에 따르면 “주변 토지가 7만원 선에도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에, 내심 더 나은 보상가격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군청 담당자가 기대를 조금 낮추라는 말에, 적어도 7만원선은 생각하고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고창군청을 믿었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감정을 거친 보상금은, 논의 경우 평당 5만2천원~5만5천원이었다. 이미 2010년 3월경 산업단지에서 50여미터 떨어진 농협저장고 부지(=논)가 평당 7만940원에 거래됐고, 2009년 12월경에는 인근 고추종합처리장 부지(=논)가 6만3천원선까지 거래가 이뤄졌다. 토지주들은 “5만원선에 거래된 것은 대부분 다운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2010년 3월경 이후부터 산업단지 인근 토지들은 7만원을 호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평균 5만3천원이란 감정가격에는 “시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정가는 2010년 12월 20일 기준으로 정해졌고, 감정평가사들은 “표준지 공시지가에는 산업단지로 인한 개발이익이 더해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즉, 산업단지로 인한 가격변동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평가사들은 “5만원대의 매매사례는 적정하고, 6만원대·7만원대 매매사례는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토지주들은 2010년 3월경 매매시세가 7만원을 넘어갔으니, 12월경에는 더 올랐을 거라고 판단했지만, 감정평가사들은 6만원대·7만원대는 부적절한 매매사례여서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결국 감정평가사들은 5만원대·6만원대·7만원대 사례 중에서 5만원대를 선택한 것이다.
한편, 산업단지 토지주들은 인근 황산리와 봉산리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군청은 이 산업단지 담당자로 황산리가 고향인 공무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산업단지 부지의 대부분인 논의 보상가격은 산업단지에서 6필지 떨어진 한 토지의 매매가격이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토지는 2010년 5월 17일 고창군청 담당자의 부친이 평당 5만2천원에 매입한 땅이다. 토지주들은 “결국 이 땅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감정평가서를 보아도, 이 토지가 감정가격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기준이었다.
감정평가사들은 “이 토지의 매매가격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토지주들은 “이 토지가 나름 가격은 적정하지만, 이 땅이 농사짓기 불편한 땅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땅의 일부가 물이 차기 때문에 절대 같은 가격으로 거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논은 잘 매매되지도 않을뿐더러, 좋은 논과 비교해 1만원 이상의 가격차는 넉넉히 나는 땅”이라고 주장했다. 즉, 그런 땅이 5만2천원에 거래됐고 그것이 감정평가사 말대로 적정하다고 한다면, 물이 나오지 않는 자신의 땅들은 6만2천원 이상은 충분히 평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상이 협의요청에 불응한 토지주들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결국 마을 인심만 이반되고 있다. 한 토지주는 “결국 화병만 도졌다. 몸과 마음도 작살나고 있다. 행정을 믿었는데,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허탈해하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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