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부에 처음 도전해 방일영 상이라는 큰상을 받아서 너무 기뻐요. 첫 대회다보니 긴장한 탓에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의미 있는 큰 상을 받아 국악인으로서 더 큰 꿈을 가지게 됐어요. 다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소리꾼 정수인(31)씨.
고창출신인 정수인 씨는 지난 26일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던 제 19회 임방울 국악제 명창부 대회에서 방일영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대회에서 심청가중 추월만정대목을 부른 정씨는 우렁찬 목소리와 또렷한 가사전달력으로 심사위원들에게 97.8점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방일영상은 조선일보사의 전 방일영 회장과 임방울 선생의 인연이 깊어, 2006년도부터 조선일보사가 임방울 국악제에서 후원하면서 주어지고 있는 상이다.
정수인 씨는 고창 성송면 괴치리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서양음악을 배웠다. 그러던 어느날 작곡가로부터 목소리에 힘과 흥이 있으니 국악을 해보라고 권유해, 국악예술원을 찾아가 배우기 시작했다.
정 씨는 “국악을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정화진, 이경숙)도 흔쾌히 동의해주셨어요. 오히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우리 국악을 하는 것도 좋겠다’라며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셨어요. 어려서부터 농악을 들으면 신나서 따라다녔다고 해요. 할아버지도 시조를 좋아 하셨구요. 제가 태어난 곳이 아무도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과, 명창 김소희 선생, 조선 최초 여류명창 진채선 선생님들을 배출한 곳이다보니 그러한 피가 저에게도 흐르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정수인 씨는 판소리의 매력을 사설에 담겨있는 ‘희노애락’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판소리 사설에는 부모에 대한 효, 한결같은 사랑 등 우리시대에 필요한 교훈적이고 윤리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저는 판소리중에서도 춘향전과 심청전을 더 좋아해요. 특히 내용이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것이 판소리의 매력 것 같아요. 또한 판소리는 모든 자연의 소리를 담고 있어요. 진정 우리의 소중한 예술인 것 같아요. 특히 판소리는 한사람이 극을 완성하는데 다른 예술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한다. 정 씨는 판소리 악보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소리는 구전심술로 배우기 때문에 악보가 없죠. 외국인들이나 일반인들이 소리를 배우려면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려요. 판소리를 악보로 정리해 일반사람들도 판소리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정수인 씨는 마지막으로 “저도 고창의 출신인 만큼 동리 선생과 같이 바른 사설과 김소희 선생과 같이 깊은 소리의 맛을 낼 수 있는 소리꾼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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