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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철 (고창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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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 뭐여?” 하고보니 구수한 면이 있다. 필자는 30년 넘게 기상과 생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상을 정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마저 든다. 그러나 기상, 즉 날씨는 항상 내 곁에 바짝 붙어 친구처럼 지내왔기에 날씨는 그야말로 내 친구다.
기상은 지구가 탄생된 46억 년 전부터 활용되어 왔고, 앞으로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기상의 역사는 1904년 목포기상대를 시작으로 근대기상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역사기록을 살펴보면 삼국시대부터 기상을 관측하고 기록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세종 23년, 1441년에) 측우기를 발명하여 우량관측을 시작했고, 하천의 수위를 관측하여 위험기상에 대비토록 하였다. 유럽에서는 1639년에 이탈리아의 ‘비(B). 가스텔 리’가 강우량을 관측했고, 프랑스에서는 1658년, 영국은 1677년부터 관측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442년 5월부터 이미 측우기로 측정했으니, 이탈리아보다 약 200년이나 앞선 것이다.
기상은 농사를 짓고, 나무를 심고 가꾸며, 바다를 무대로 고기를 잡는 데는 물론 모든 산업 경제활동과 인간 사회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이 밖에도 집을 짓고, 다리를 놓으며, 위생, 건강, 스포츠, 관광, 교통, 쇼핑 등도 기상과 밀접하다. 최신형 항공기도 기상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위해 인천공항에 항공기상청이 있고 각 공항마다 기상지원관서가 있다. 그만큼 기상은 우리 생활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그럼 기상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기상은 종합과학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곤란하지만,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각종 물리 현상의 총체로써 대기의 상태와 그 속에서 일어나는 대기 현상의 모든 것을 말한다. 비가 온다든지 눈, 바람 또 구름이 끼고, 천둥번개와 안개가 발생하는 모든 자연 현상이 바로 기상인 것이다.
오늘날 기상기술의 발전은 모든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많은 향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국민모두가 자연현상인 기상을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기상예보는 국민을 위한 것이고 남을 배려하는 것이기 때문에 봉사와 서비스정신이 기본이다. 따라서 기상예보관은 심혈을 기울여 정확한 기상예보를 발표하려 하지만 어쩌다 빗나가기도 하여 언론이나 국민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기도 한다. 부탁드리고 싶다. 기상예보가 틀린 것만을 탓하지 마시고, 잘 맞추는 예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
예보관은 예보가 빗나갔을 경우 위장병이 생기고 심하면 심장병까지 발병한다하고 괜히 짜증이 나서 때로는 부인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 병을 고쳐주실 분들은 바로 국민여러분들이 아닌가 한다. 기상은 생명을 살리고, 국격을 높이고, 소통하는, 미래의 대세가 아닐까 한다. 자! 지금부터 기상에 관심을 가져 좀 더 가까이 하지 않겠습니까? 날씨랑 나랑은 친구입니다.
김우철(고창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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