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청은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 생가를 중심으로 ‘고창읍성 주변 문화체험거리 기본구상 용역’을 지난 9월 30일(금) 완료했다. 용역은 (사)전북경제연구원이 맡았다.
지난 9월 9일에는 고창읍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며, 22일 전문가 간담회, 28일 최종용역보고회 등을 개최해 향토사학자 등 전문가 의견도 마지막으로 수렴했다. 10월 12일(수) 의원간담회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군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시설계에 들어가게 된다.
최초의 안은 판소리 전수마을, 민속장터 및 주막거리, 야외 공연장, 전통문화 체험마을을 조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향토사학자와 지역주민들이 (고증을 바탕으로) ‘동리고택을 적극적으로 재현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군청도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결국 새로운 방안이 도출되는 전기를 맞았다.
고창군청 봉맹종 담당자는 “예산과 계획을 잘 살펴 우선은 행랑채, 안채, 연당 등을 재현하고, 장기적으로 담과 대문을 포함한 전면적·종합적인 재현을 숙고해야 할 것이다”라고 10월 11일(화) 밝혔다.
고증에 따르면, 현재 판소리박물관이 있던 자리에 연못·석가산(동산)·연당(정자)가 있었으며, 관광안내소 자리에 14칸 행랑채가 있었다. 하지만 판소리박물관·군립미술관·관광안내소를 당장 이전할 수가 없기 때문에, 우선 관광안내소 옆에 대여섯칸의 행랑채를 만들고, 관광안내소와 판소리박물관 사이에 연당을 만드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제시됐다. 실시설계도 이 구성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판소리박물관 이영일 학예사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근본적으로 신재효 선생과 동리고택의 역사와 문화성을 살리는 재현과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일 학예사는 여러 방면의 고증을 통해, 동리고택의 전체 부지가 4천평에 이르며, 고택 중앙의 연못·석가산·연당을 중심으로 안채와 열네칸 줄행랑(행랑채), 장례당, (현재 남아있는) 사랑채 등이 있었다고 밝혀낸 바 있다. 또한 일가친척과 광대 및 연습생들이 머물던 처소 등 50여 가구가 한울타리 안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고창문화연구회 이병열 사무국장은 “동리고택과 그 주변을 재현함에 있어 ‘지속가능’이란 개념이 반드시 숙고돼야 한다”면서 “당장의 예산집행과 사업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신재효 선생과 동리고택에 초점을 맞춰야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자원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7면 이병열 사무국장 칼럼 참조
‘고창읍성 주변 문화체험거리 조성사업’은 사업비 119억4천만원(국비 36억원, 군비 65억원, 도비 8억원, 민간자본 10억원)을 들여, 전통문화체험관, 민속장터 및 주막거리 등을 조성하고, 오거리당산 등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내년 3월에 착공해 연내에 준공을 완료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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