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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 이야기
김우철 기자 / 입력 : 2011년 11월 07일(월)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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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철
(고창기상대장)

눈이 내리면 제일 먼저 강아지와 어린아이들이 좋아한다고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눈이 오면 교통이 마비되고, 비닐하우스 등 피해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온 세상을 하얀 눈으로 덮어 버리니까 마음까지 깨끗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눈 오는 날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던 옛 기억이 살아난다. 그나저나 눈이 내리면 울적했던 마음이 즐거움으로 바뀌니 눈은 분명 요술쟁이인지도 모른다. 영화 ‘러브 스토리’나 ‘설국’을 보더라도 눈 속에서의 즐거움은 아름다웠고, 그 속으로 내 자신이 빠져들어 오래토록 기억하고 싶다.

겨울이면 눈이 내려야 겨울답다 하고, 많은 눈이 내리면 그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했다. 겨울답게 추워야 병충해에 대한 걱정도 줄게 되고 수량도 풍부해서 좋다고 하지 않았는가!   

즐거움도 주고 피해도 주는 눈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눈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昇華·고체가 기체로 또는 기체가 고체로 변하는 현상)됨으로써 만들어지는데, 주로 육각형 모양의 아름다운 꽃모양으로 내린다. 그렇지만 꼭 육각형의 모양으로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바늘처럼 가늘고 길게 형성되기도 하고(침상·針狀), 바늘보다는 어느 정도 각을 가지면서 만들어지기도 하며(각주상·角柱狀), 얇은 판처럼 옆으로 퍼진(판상·板狀) 모양의 눈도 만들어지는데, 이런 모양들이 조합돼 아주 복잡한 형상으로 눈은 만들어진다.

눈은 공기의 온도나 수증기량에 따라 달라진다. 섭씨 0도에서 영하 4도 정도에서는 판 모양의 눈이 만들어지고, 영하 4도에서 영하 10도 정도에서는 바늘처럼 뾰쪽한 눈이 만들어진다. 영하 20도 이하에서는 거의 바늘모양의 눈으로 내린다. 날씨가 매우 추울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얼굴 일부분에서 따끔따끔한 느낌을 경험했을 것인데, 이것이 바로 바늘모양의 결정이 얼굴을 찌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에서 많은 눈이 내릴까? 1981년~2010년(30년)의 기후자료를 보니 당연 강원도에서 많은 눈이 내린다.

연평균 고창을 비롯한 전라북도는 15~30cm, 광주를 비롯한 전라남도는 15~22cm 정도가 내린다. 호남 서해안의 경우 한랭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고, 찬 공기가 서해안으로 내려와서 온도곡이 형성되면, 고창지방을 비롯하여 정읍, 군산, 부안지방에서 자주 많은 눈을 보이기도 하는데, 남쪽으로는 영광, 함평, 광주, 목포지역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역적으로 눈의 양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크게 보아 북쪽으로 차령산맥, 남쪽으로는 노령산맥이 자리하고 있는 분지로 지형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의 폭설과 한파는 한반도 뿐 아니라 동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미지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동부에서 7명이 사망했고 비상사태까지 선포되었으며, 유럽에서는 80여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눈 예보는 기상청에서 정확하게 해야 하지만 과학적인 예측에 한계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1cm 예상에 3cm의 눈이 내렸다고 비난을 받아야 하고, 2시간 빗나간 예보에 또 곤혹을 치러야하는 기상청이 안쓰럽기도 하다. 이제 숫자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나 싶다. 기상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는 기상청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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