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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철 (고창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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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죽(둑으로 둘러막은 연못, 저수지)이나 낚시터에서 간혹 물고기가 수면위로 머리를 내밀고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하면서 ‘빠끔 빠끔’ 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왜 그럴까? 먹이를 찾기 위해서? 개미가 비 오는 날 줄지어 이동하는 것 같이 날씨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물고기는 바로 저기압 영향을 받고 있을 때 그런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물고기는 물속의 산소를 섭취해야 되는데 저기압일 때에는 산소가 부족하다. 공기 중에도 저기압일 경우 산소가 많이 부족한데, 구름이 태양을 가려 산소의 생산량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속의 부족한 산소를 대기 중에서 보충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물고기는 수온이 낮을 때에는 별로 활동을 하지 않고 수온이 18℃ 이상이 되면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한다. 그 시간대를 관찰해 보니까 새벽과 오후 3~4시경인데, 기상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기압의 일변화와 관련이 있다. 기압은 일반적으로 오전 및 오후 9시경에 올라가고, 새벽 및 오후 3시경에는 내려간다. 그러니까 새벽과 오후 시간대는 기압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산소 부족으로 부지런히 움직여 산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물고기가 수면위로 ‘빠끔 빠끔’ 하면 저기압이 다가와 머지않아 비가 내린다는 일기속담도 전해오고 있을 정도이다.
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새벽이나 오후에 가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낚시하기에 좋은날이라면 보통 맑고 온화한날을 상상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으면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저기압일 때는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좋지 않은데 이 때 고기가 잘 잡힌다고 한다. 낚시 광들의 움직임이나 어린아이의 투레질 소리를 듣고 비 예보를 해볼 법 싶다. 생업으로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은 특정 물고기가 잘 잡히는 날을 바다만 바라보아도 잘 안다고 한다. 돔이 잘 잡히는 날은 물결이 잔잔하고 맑은 날이지만, 다랑어는 물결이 조금 일고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날에 잘 잡힌다고 한다. 바람이 잔잔하고 물결 또한 잔잔할 때보다 바다가 거칠어질 기미가 보일 때 잘 잡히는 이유는 물고기가 자기 자신의 경계심이 약해져서 거친 날씨에 먹이를 잘 먹기 때문이다. 때문에 낚시를 하는 분들은 기상 파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 제주도 남쪽 1,000km 이상 되는 지점에 어떤 태풍이 있다면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너울이 점차 제주 부근 해역으로 밀려오는 경우가 많아 파고가 2~3m 일지라도 물결이 해안선에 부딪치면 물결이 10m 이상도 솟구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할 것이다. 돌돔이 활동하기 좋은 온도는 15~20℃정도이며, 수온이 낮아지면 물고기의 활동도 약해진다. 활어를 옮기는 차량들은 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하여 물속에 얼음을 넣는다고 한다. 물이 차가워지면 고기의 활동을 줄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물고기도 하루의 사이클을 정하고 활동을 한다. 시작과 끝의 종소리와도 같은 바다의 신호, 즉 간조와 만조의 리듬을 탄다. 일반적으로 물고기가 먹이를 취할 때에는 만조나 간조가 정지되기 직전에 활발하며 간조에서 만조, 만조에서 간조로 향하는 3분간이 물고기가 잘 잡힌다는 것이다. 낚시꾼들이 물때를 찾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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