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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철 (고창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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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수께끼가 있다. ‘한 여름에 덥다 덥다하면서 점차 작아지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얼음이다. 서서히 녹기 때문이다. 더울 때 시원한 얼음이 있었으면 시원했을 터인데, 여름엔 ‘더워 더워’ 하며 지내지만, 9월 초만 되어도 얘기가 달라진다. 언제 더웠냐는 것이다.
야간에는 제법 쌀쌀하다. 아침 최저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가기도 하니 갑자기 추워졌다고들 한다. 기상청 예보에서 당분간 기온이 내려가 쌀쌀하겠다고 예보를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내려갔다고 한다. 또 많은 비가 내린다고 예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내린 비로 표현한다. 기상예보관으로서는 조금 억울한 면이 있다. 예보가 틀리면 틀린대로, 맞으면 맞는 대로 모두 다 예보관에게로 미룬다.
2010년의 추석연휴기간(9월 21~22일)에는 서울 경기도지역과 충청도 일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고 특히 서울과 경기도에서 피해가 컸다. 광화문 광장이 물에 잠겨 혹자들은 이순신 장군이 수전을 치르셨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예상 강수량이 많이 빗나갔다.
2005년 추석전날인 9월 17일과 추석당일 18일까지 충남지방을 중심으로 200mm가 넘는 비가 내렸고, 대부분 지역에서도 80mm 이상 비가 내리면서 천둥번개까지 합세를 한 위험기상이었다. 그 예보관은 무척이나 고생했을 것이다. 심증은 갔지만 물증이 약했다. 예보관으로서 뭐라 변명을 못하겠다. 기후변화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도 예보관으로서 한계를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기상예측이 바짝 뒤쫓아 가야 할 텐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걱정이다. 슈퍼컴퓨터도 간혹 기력을 잃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빗나간 예보에 기상청으로 화살이 집중되었다. 기상예보관으로서 힘이 빠질 것이다. 구원투수라도 나와야 할 판이다.
초겨울의 아침, 밤에는 제법 춥다. 이럴 때는 건강을 해치기 쉽다.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건강을 과시한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가 건강을 해친다.
바람이 없었다면 체감온도는 최저기온과 거의 비슷하지만, 바람이 분다면 최저기온보다 체감온도는 더 많이 내려간다. 특히나 한겨울의 북서계절풍은 무서운 한파를 가져온다. 북서풍은 한랭 건조한 성질을 가진 기류다. 바람은 동일거리에서 기압 차가 크면 강하게 분다. 그러니까 일기도에서 등압선 간격이 조밀하면 강하게 분다. 해상에서는 기압차가 15헥토파스칼 정도 되면 풍랑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한다. ‘바람도 올 바람이 낫다’고 하는데, 처음 부는 바람이 덜 차고 피해도 적은 편이란다. 계속해서 바람이 분다면 주위공기도 그만큼 차가워지기 때문에 더 쌀쌀하게 된다. 그리고 바람도 ‘타향에서 맞는 바람이 더 차고 시리다’고 한다. 타향살이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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