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빚는 마을 우리술학교(구 인천초등학교)는 아산면 용계리에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던 이상훈·전경례 부부는 은퇴생활을 위해 6년전에 이곳에 내려와 술을 빚으며, 살고 있다. 더불어 우리술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술 만들기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술 만들기 교육을 하고 있는 이상훈(56세) 선생를 만났다.
술 빚는 마을 우리술학교 이상훈 선생
# 술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는 제가 술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쯤 됩니다. 숲 해설, 생태학, 친환경 농법 등 은퇴 후 시골생활을 위해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40대 후반에는 다시 대학에 들어가 농대에서 원예학을 공부할 정도였지요. 시골에 내려와 풍류를 즐기며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깊게 빠져들었던 주제가 바로 술이었습니다. 술을 만드는 과정은 장인이 도자기를 만드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가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깨버리 듯, 술도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으면 버리게 됩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좋은 도자기가 나오 듯, 술을 만드는 과정에도 장인적 특성과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술을 만들다보면 더 깊게 빠져들도록 충동질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많은 술맛의 세계입니다. 우리나라 문헌에 나오는 술 종류만 500여 가지가 넘습니다. 모두 각기 다른 맛과 향 등 우리 술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술을 만드는 명인들이 전국에 많이 있는데, 그 명인들이 만든 술 맛을 볼 때마다 마치 다른 세계를 경험하듯, 새로운 세계에 빠져 들게 됩니다.
# 술을 잘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옛날 우리조상들은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육제(6가지 재료)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잘 발효된 누룩, 깨끗하고 맑은 물, 신선하고 좋은 쌀 등, 여기에 정성과 때와 장소가 맞아야 비로소 좋은 술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정성을 꼽습니다. 정성 밑바탕에는 반드시 많은 경험이 수반되어야 하구요. 우리 술 제조과정은 경험과학적 체계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좋은 술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고, 사람에 따라서 술맛을 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어떤 술을 좋은 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술 교육할 때도 그러한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어렵게 느껴집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토대로 한 정성이 있어야 좋은 술을 빚을 수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술 학교를 만든 이유는 전 술 만드는 것을 좋아할 뿐, 술 먹는 것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사실 전 술을 못 먹습니다. 제가 술 학교를 연 것은 노후에 적당한 소일거리로 삼고, 우리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며 함께 소통해 나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처음부터 술 학교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17년 전 은퇴준비를 위해 우리가 살 곳을 찾다가 아는 분의 소개로 이곳 폐교를 인수했고, 6년 전에 고창으로 내려왔습니다.
제가 도시생활을 하다가 왔기 때문에 저를 찾아오시는 지인들이 대부분 도시분들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뭐라도 주고 대접하기 위해 술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술 제조와 교육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고창과 소통하며, 적당히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작은 일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 술학교는 어떻게 운영하나 술학교를 운영하면서 크게 소득을 창출해야 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원래 소일거리로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적당히 즐기며 놀면서 하려고 합니다. 수강을 하거나 공부할 사람들을 교육하면서 전국단위 세미나도 계획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 일삼아서 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고창사람들에게는 월 1회정도는 배우는 기회를 갖게 하려고 합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간 하루 3시간씩 술 교육을 이수하면 이곳에서 만드는 술을 만들 수 있느데, 한 달에 한주 정도는 고창분들을 위해 할애를 하려고 합니다. 술 만드는 것을 배우시려면 우리술학교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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