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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당포의 소금전시관과 활용대책 시급
이병열 기자 / 입력 : 2012년 03월 29일(목) 10:1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이병열 
(고창문화연구회 사무국장)

지난해 5월 서울에 사시는 한식 관련 인사의 사모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고창이 소금으로 유명하니 그 생산과정과 역사를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 분을 모시고 고창의 삼양염전을 찾았다. 그곳에서 소금박사인 모 사장님의 토속적이며 구수한 소금이야기를 들었다. 왜 고창소금이 우수하고 좋은지 아주 과학적으로 아주 쉽게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그 사장님은 일하시는 분들의 사진촬영도 허락해주었다. 많은 관광객들은 고창의 천일염 생산지에 와서 일하시는 분들을 함부로 대상인의 허락도 없이 사진을 마구 찍는 경향이 많다.

하여간 고창삼양사염전만 보여주고자 했는데, 시간이 남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검당소금전시관을 찾아 갔다. 바닷가에는 자염을 생산하는 벽화가 세월을 이길 수 없었던지 군데군데 떨어져 지저분해져 있었다. 그리고 바로 검당소금전시관으로 향했다. 전시관의 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고, 연락처에 연락을 해도 받는 사람 하나 없었다. 주변의 횟집에 물어봐도 잘 모른다는 대답이었다. 약 20억을 투자하여 개발한 ‘사등역사문화마을가꾸기’ 사업의 현실이었다.
              

검당선사와 천년의 역사, 고창소금
고창은 소금의 고장이다.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지도를 보면 고창연안에는 수많은 자염(煮鹽)생산지를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고창연안의 자염생산지는 간척이 이루어져 대부분 경작지로 바뀌었지만, 일부는 천일염생산지로 바뀌었다.

고창소금의 역사는 백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선운사를 창건한 백제의 승려 검단선사(黔丹禪師)는 백제 위덕왕(威德王) 때인 577년(위덕왕 24) 선운사를 창건하였다. 그는 심산유곡의 동굴에서 홀로 초근목피와 흐르는 계곡 물로 허기를 달래며 수도에 정진하여 도승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의 검은 얼굴을 빗대어 검단선사라고 불렀다. 그는 득도를 한 후 관세음보살이 서해안에 있는 도솔산(兜率山)에 지장 도량의 절을 지어 중생을 인도하라는 뜻을 받았다. 이후 검단선사는 아산면 삼인리에 있는 도솔산을 찾았다. 그곳은 첩첩산중의 울창한 숲으로 관리의 행정력이 전혀 미치지 못했다.

이곳에는 장호(張虎)와 장표(張豹)라는 형제가 산적의 무리를 거느리고 온갖 행패를 다 부리고 마을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형제도 지금의 도솔암 근처에는 이무기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에 얼씬도 못했다. 검단선사는 두 형제를 찾아가서 설법하기 시작했다. 산적 형제는 점점 검단선사의 설법과 신통함에 감화되어 마침내 아산면 삼인골에서 심원면의 바닷가 마을로 집단이주하였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리하여 산적들은 소금 굽는 양민이 되었고, 그때 양민이 된 사람들은 검단선사의 자비의 은혜를 기리는 마음에서 마을 이름을 검단(黔丹)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해마다 소금을 거두는 철이면 검단선사에게 보은하는 마음으로 선운사에 무상으로 최고의 소금을 보시하였고, 그 불문율은 일천수백 년간 지켜져 전해 내려오고 있다.


검당마을과 소금전시관
검당마을은 지금으로부터 약 1,430여 년 전 삼국시대 선운사를 창건한 검단선사에 의해 도적들이 소금을 구워 왔다고 전해지는 마을이다. 마을은 수령이 천년이상 된 할아버지, 할머니 당산목이 있다. 이 마을은 행정구역상 심원면 월산리에 속해 있다. 월산리는 본래 무장군 심원면으로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사등과 화산리, 도천리의 각 일부를 병합하였다. 월산리는 마산과 월산 및 사등의 자연마을로, 검당은 사등에 속한다. 사등 일대에는 소금을 굽는 벌막이 10여개정도 운영되었다고 한다.

심원면 사등은 인근 서해안 지역과는 달리 벌에 구덩이를 파서 농도가 높은 함수를 채취하는 섯구덩이라고 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자염을 생산한 곳이다. 자염은 천일염보다 염도가 낮고 많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2004년 문화관광부와 고창문화원은 검당마을의 자염 복원하기 위하여 ‘사등문화역사마을가꾸기’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 마을에는 자염생산을 중심으로 이를 재현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및 생산된 자염을 상품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하였다. 그리고 이 마을에 검당소금전시관을 신축하였다. 이 사업은 날로 피폐해지는 농어촌 마을을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마을로 만들기 위하여, 마을의 우수한 문화역사적 소재를 발굴·육성하고 이를 관광자원화 하여, 문화와 환경이 아름답게 조화된 자생력 있는 마을로 가꾸어 나가는 사업이다.

검당마을은 옛길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 길’로 연결되었다. 전체 길이가 43.7km인 100리길은 제1코스에서 4코스까지 있다. 검당은 4코스로 검당소금전시관에서 선운산관광안내소까지의 12.7km 거리의 '천오백년 화염의 역사가 살아있는 선운산 보은길'이다. 이 길은 전국적으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길이다. 그런데 제4코스의 출발점인 검당소금전시관은 대책 없이 굳게 닫혀 있다. 이에 대한 활용대책을 시급히 마련했으면 좋겠다.

이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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