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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는 공약집, 눈으로는 예리한 관찰, 가슴으로는 진정성을!
정일 기자 / 입력 : 2012년 04월 09일(월) 15:53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정 일
전교조 고창지회장
고창고등학교 교사

4.11 총선을 향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당마다 후보를 확정·등록하고 비례대표를 정하면서 겪은 각종 내홍을 뒤로 하고, 이제 지역의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른 아침 군청 앞 거리에서 밝게 손인사하는 후보들을 보면서 선거가 코앞에 닥쳤음을 체감한다.

이번엔 누구를 뽑을까? 지역주민들은 각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후보들을 저울질할 것이다. 나 또한 누구를 선택해야 지역이 발전하고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을 해 본다. 먼저 어떤 후보가 적합한 지 판단할 기준으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단 혈연, 지연, 학연 등 후보의 능력과는 상관없는 각종 인연 그 자체에 연연하진 말아야겠다. 우리는 우리 나라의 정치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부터 구태의연한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한다. 그 중 하나가 나와의 조그만 인연만 있다면 어떻게든 나에게 도움이 되겠지 라는 얄팍한 생각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어리석음이다.

두 번째로 공약을 꼼꼼하게 봐야겠다. 주어진 현실을 무시하고 헛된 약속만 남발하진 않았는지, 반대로 지역 발전의 미래를 생각하며, 현재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그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지 자세히 비교해보고 살펴봐야겠다. 대안도 장기적인 것, 단기적인 것 구분해서 살펴보고 차근차근히 실현시킬 계획이 있는지도 찾아봐야겠다. 남들이 다 말하는 내용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것보다는 주체적으로 고민한 흔적이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은 물론이다.

세 번째로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이나, 자신보다 나은 대안을 내놓은 후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준비한 자신만의 얘기를 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듣고 장단점을 취하여 더 좋은 의견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 공약이 아무리 좋아도 이를 추진할 추진력과 실천력이 없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선거운동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후보들이 겪는 어려움과 다양한 논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살펴보고, 동시에 과거에 추진했던 일들의 결과물을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찾아봐서 어떻게 추진했는지 알아보고 싶다. 이는 사실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고 지역 언론들이 해야 할 역할이기에 지역 언론지를 정독하면서 관련 내용을 고민해 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후보들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인 만큼 그들이 말하고 전파하는 내용이 후보의 실제 모습일 수도 있다. 공약은 강조하지 않고 각종 인연만 강조한다거나, 상대 후보를 근거 없이 헐뜯는다거나, 오로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만이 대안이라는 독선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그 또한 해당 후보를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가족들과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어떤 후보를 뽑아야할지 의견을 나눠야겠다. 그러다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알게 될 것이며, 가족들과도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선거를 치르면서 특정 후보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나 외의 다른 일들에 무관심했던 삶들을 반성하는 의미에서라도 이번만큼은 손에는 공약집을, 눈으로는 예리한 관찰을, 그리고 가슴으로는 지역을 아끼는 진정성을 늘 확인하며 4.11 선거를 맞이하고 싶다.

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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