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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같은 내 돈!!!”
농어촌 뉴타운, 무엇이 문제인가?<br>설계·창호·씽크대·목재불량 등 논란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2년 05월 18일(금)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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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인 군청의 주장은 이렇다. 첫째, 분양가 산정에 잘못된 것은 없다. 둘째, 분양가가 비싸다면 왜 입주자들이 나가지 않는가? 셋째, 돈이 많은 입주자들은 집이 모자라 보이겠지만, 젊고 돈없는 입주자들은 훌륭하다고 한다. 넷째, 입주자들이 분양가 대비 불평을 하고 있지만, 실질로 따지면 다른 측면에서 여러 지원을 해주고 있다.
군청에서는 이런 판단을 매우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처럼 말하지만, 입주자들은 이런 발언에 마음 상하고 또한 분개하기도 했다. 바라보는 입장차가 다르고, 피부에 와닿는 온도가 다른 것이다.
분양가는 한 세대당 1억5천만원으로 우선 산정됐다(최종 분양가는 시공 90% 진행 후 확정된다). 보통의 월급쟁이들이 이 돈을 모으려고 하면, 10년 이상 허리띠 졸라매고 피땀흘려 일해야 한다. 돈 많은 사람들은 꼼수로 ‘농어촌 뉴타운’을 별장용, 임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집이 어떻게 지어지든 별로 상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농어촌 뉴타운’에 살려고 온 사람들은, 군청에서 말하는 젊고 돈없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내 피 같은 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 내 피 같은 돈으로 집이 잘 지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을 것이다. 만약 잘못되고 있다면 화가 날 것이다. 한 입주자는 “뉴타운 서류 넣고 당첨되면 좋겠다며 꿈에 부풀던 시간이 엊그제 같다”며 “일년이 지난 지금, 꿈에 그리던 집은 온데간데 없고 실망과 걱정이 제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1억5천이란 돈, 저에게 엄청난 금액이고, 하루하루 피땀흘려 앞으로 행복한 날들을 보내기 위해 소중히 모은 돈”이라며 “이 돈이 내가 원하지 않는 곳에 쓰이지 않길 바랄 뿐이며, 어떻게 쓰이는 지도 알고 싶을 뿐”이라고 현재 마음의 상태를 표현했다.
분양가 1억5천만원
주택분양금 1억5천만원을 납부한 30평 세대의 경우, 토지비용 1500만원과 태양광 500만원을 제하면, 평당 건축비는 425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군청 전철수 감독관은 “이 건축비에는 자재비·인건비·이윤 외에 (1세대를 짓는 것과는 달리) 관리비 30%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 “분양가 산정에 잘못된 점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군청에서 관리비 운운하지만, 100세대를 짓는데 관리비가 많이 드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하지만 “관리비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값이면 100세대가 잘 나와야지, 1세대가 잘 나온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독자들은 농어촌 뉴타운이 평당 425만원(땅값 제외)의 값어치가 되는지 판단해 주시라. 평당 425만원인 경우, 현재 지어지고 있는 형태에, 창호는 이중창이 아닌 단창이며, 붙박이장·욕조·수건함 등은 설치되지 않는 가격으로 산정된 것이다.
장 자치위원장의 교체
농어촌 뉴타운 100세대는 한 마을주민으로써 앞으로 사이좋은 이웃으로 지내야 한다. 입주자들은 다 그런 마음을 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집도 다 지어지기 전에 분란이 생기고 말았다.
지난 3월 23일(금) 농어촌 뉴타운 ‘꿈에그린’ 입주자 자치위원회 정기총회. 여러 산적한 문제들이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그 문제들은 논의되지 않고 한구석으로 밀려났다. 자치위원장을 교체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초 안건에 없었던 자치위원장 교체는 당일 긴급하게 안건으로 채택됐고, 결국 자치위원장이 교체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장 위원장은 왜 교체됐을까?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장 위원장이 창호업자·씽크대업자와 유착했다는 의혹이 계속적으로 제기됐고, 결국 이 음모론이 먹혔는지 자치위원장이 일사천리로 교체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위원장이 교체되자마자, 그 다음부터 업자와 유착했다는 의혹은 물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면 장 위원장의 유착이 문제가 됐던게 아니라, 장 위원장의 교체 자체가 목적이라고 유추해 볼 수가 있다. 쉽게 얘기하면 장 위원장이 누구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자치위원장 교체에는 누구의 의지가 관철된 것일까? 입주자들? 자치위원들? 시행사인 군청? 감리단인 농어촌공사? 시공사인 덕흥종합건설?
잘못 꿰어진 건축설계
건축설계는 서울에 있는 한 업체에게 맡겨졌다. 입주자들은 “모형도를 보고 군청을 믿고 계약했다”고 한다. 입주자들은 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군행정은 “이미 계약 당시 설계도는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입주자들은 중상급 전원주택을 상상했지만, 군행정은 지난 5월2일(수) “분양가를 고려해 농가주택에 적합한 설계를 적용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창호를 이중창이 아닌 단창으로 설계하기도 했고, 분양가를 낮추기(맞추기) 위해 붙박이장·욕조·수건함 등도 넣지 않았다. 입주자들은 “붙박이장·욕조·수건함 등 제공된 설계도면에는 명시가 되었지만 시공이 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군행정은 “붙박이장·욕조·수건함은 설계도상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표기에 불과하다”며 “개인성향을 고려하여 디자인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미반영했다”고 답변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군행정 주장의 핵심은 “분양가는 제대로 산정된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창호는 단창에서 이중창으로 변경되었고, 입주자들은 500만원 내외를 더 부담하게 되었다. 따라서 분양가격은 (붙박이장·욕조·수건함 없이) 평당 440여만원이 된다. 독자들은 뉴타운이 평당 440만원 값어치가 되는지 다시 판단해 주시라.
창호는 단창에서 이중창으로
이중창으로 교체되면서 처음에는 입주자 부담금이 850만원 내외로 산출됐지만, 시공사·감리단·자치위원회 협의 결과, 세대별 부담금은 최종 500만원 내외로 확정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장 자치위원장의 반대측은 “위원장이 이중창 문제에 관해 이권을 챙겼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창호업체는 정읍에 있는 ‘갑’업체로, 장 위원장은 “단창 때부터 감독관이 시공사에 소개하여 하청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품을 선정할 때도 “창호업체에서 ‘을’제품과 ‘병’제품을 모두 취급하는데, 전문가들이 볼 때 ‘을’제품은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병’제품이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한 가구당 30만원이 싸다며, 감독관이 ‘병’제품을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즉, 장 위원장은 시공사·감리단과 가격은 협의했지만, 창호업체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장 위원장 반대측과 군행정은 “창호업체 선정권까지도 입주자들에게 있었는데, 장 위원장이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장 위원장 반대측은 “장 위원장이 ‘갑’업체와 유착해 이권을 챙긴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 위원장은 “업체 선정권이 명확히 입주자에게 있었다면 입주자들에게 의견을 물어봤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갑’업체가 그냥 선정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유착이 제기된 그 ‘갑’업체와 아무런 문제없이 계약이 체결됐으며, 장 위원장이 교체된 이후 한 번도 다시 거론된 적이 없다.
씽크대는 아직도 표류 중
씽크대는 지역업체인 ‘정’업체가 선정되는 분위기였다. 씽크대는 206만원으로 산정돼 있다. 그런데 장 위원장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좀 미흡하다”고 판단해 ‘진’업체를 제시했고, “여러 업체를 두고 입주자들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공사는 ‘사’업체를 추천했다.
그런데 붙박이장과 관련해 장 위원장이 ‘정’업체에 방문한 것을 두고, 장 위원장 반대측은 ‘정’업체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고, ‘진’업체 추천과 관련해서도 ‘진’업체에 장 위원장의 친척이 근무한다는 등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진’업체 관계자는 저와 일면식도 없는 관계라며, “이권개입한 사람이 3개사를 똑같이 설치해놓고 입주자들이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 씽크대와 관련된 유착 의혹도 현재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일설에 의하면, 씽크대 업체 선정과 관련해 장 위원장이 유력인사의 눈 밖에 나면서 결국 교체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자치위원회 회의에서는 ▲3개 회사가 설치한 후, 23일 입주자 전체 투표로 결정한다(1표) ▲군청과 시공사에 전권을 일임한다(1표) ▲23일 입주자총회를 거쳐 새 입주자 자치위원들에게 일임한다(4표) 등 씽크대 문제와 관련해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불량목재는 어떻게?
시공 현장에서 목재는 빗속에 노출돼 방치된 적이 많았다. 입주자들에 의하면 “비 맞는 자재를 보며, 감독관 및 시공자에게 왜 이렇게 관리되고 있는지 물었는데, 결국 괜찮다는 답변으로 변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로컬세계에서 불량목재와 관련된 보도가 나간 뒤, 군행정은 “불량자재에 대해서는 교체 후 시공할 것”이라고 5월 2일(수) 공식적으로 답변했다. 한 입주자는 “같은 상황을 놓고 입주자와 기자에게 말을 바꾸는 것”에 대해 어이없어 했다. 군청 담당자는 비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인부를 모집하기 어려워, 부족한 인원으로 목재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고 변호했다.
군행정이 “불량자재에 대해서는 교체 후 시공할 것”이라고 답변했지만, 입주자들에게 ‘교체 후 시공’을 어떤 방법으로 납득시킬 지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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